[종이비행기]소설가의 식당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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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천운영 씨가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돈키호테의 식탁’을 열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럴 법하다는 생각을 했다. 공장장인 아버지를 돕느라 어머니와 함께 일꾼들의 식사를 차려내던 그이다. 스페인에 관심이 커서 최근 두 해는 스페인에서 새해 첫날을 맞기도 했다는 그인지라, 스페인 식당은 그와 썩 잘 어울린다. 분주한 개장 준비 소식, 손님맞이로 바쁜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는 덩달아 설렜다.

어느 날 천운영 씨의 페이스북에서 ‘식당업자의 사고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오늘 처음으로 겁이 나고 무서웠다’는 글을 읽었다. 소설가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는 신문을 사 갖고 오던 17년 전 새해 첫날을 떠올리면서 그는 두렵고 떨린다고 했다.

그 떨림의 시기를 지나 ‘돈키호테의 식탁’은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다. 식당을 운영하느라 바쁜 중에도 그는 산문집을 준비한다고 했다. 그는 다른 영역에 과감하게 도전했지만, 식당이 알려지면서 소설가인 그의 정체성은 오히려 또렷하다. 천 씨의 도전에 응원을 보낸다. 곧 연남동에 가봐야겠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천운영#돈키호테의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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