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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3·1운동, 촛불집회와 닮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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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3·1운동, 촛불집회와 닮은꼴”

조종엽기자 입력 2017-03-04 03:00수정 2017-03-04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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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 한국사/한명기 등 지음/전 3권·각 권 252, 280, 288쪽·각 권 1만5000원·창비
3·1운동 당시 만세 시위의 모습. 창비 제공
고조선의 강역 논란부터 최근의 한일 역사교과서 논쟁까지 우리 역사의 쟁점 24가지를 각 분야의 대표적 교수와 쟁쟁한 연구자 23명이 전근대, 근대, 현대편으로 나눠 썼다.

책은 특정 사건이나 인물을 부각해 내러티브를 살리면서 역사의 이면을 끄집어낸다. ‘3·1운동 서로 다른 세 개의 기억’ 꼭지를 보자. 3·1운동의 의의는 흔히 전 민족적 항쟁, 민족자결주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성립으로 요약되는데, 이로써 충분한 것일까. 필자이자 근대편을 기획한 이기훈 연세대 국학연구원 교수는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건 국가 혹은 국민의 관점에서 바라본 것”이라고 말한다.

글은 경기 안성의 농민 이덕순, 함경도 북청 출신의 일본 유학생 양주흡, 전라도 장산도 출신으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인텔리 청년 장병준이 바라본 서로 다른 3·1운동의 기억을 교차시킨다.

이덕순은 경성에서 만세 시위에 참여한 뒤 ‘조선 민족’이라는 말을 처음 실감하고 고향에 내려와 4월 1일 격렬한 시위를 주도한다. 농민들은 양성면 주재소와 원곡면사무소를 불태운다. 농촌의 시위에서는 풍물을 치기도 했고, 멍석으로 만든 깃발을 휘날리기도 했다. 이 교수는 “농민공동체의 유대관계 위에서 재현된 격렬한 농민 저항의 양상을 보여 준다”며 “농민 투쟁의 마지막 단계라는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민란의 전통 위에서 만세 시위는 폭동이면서 축제인 이중성을 지니고 있었다거나, 당시 농민은 민족적 주체라기보다 파편화된 민중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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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흡과 장병준은 ‘조선의 혁명이 곧 독립’이라고 봤다. 미국과 영국이 필리핀과 인도를 독립시키지 않는 점을 들어 일본 유학생들이 낙관적 전망을 경계한 걸 보면 3·1운동 주도자들이 윌슨의 민족자결주의가 패전국에만 적용된다는 점을 무시했다는 통념은 잘못임을 알 수 있다.

이 교수는 “3·1운동의 역동성과 다양성은 오늘날 촛불 집회와도 유사하다”며 “당대인들의 가슴속에는 민족이나 독립이라는 단어로는 모두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자라고 있었다”고 말했다.

책에는 편별로 8가지 쟁점이 담겼다. 평범한 독자의 눈높이에서 쓰여 어렵지 않게 읽힌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쟁점 한국사#한명기#삼일운동#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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