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세월호때 수사 압력 넣은것 맞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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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검, 기자간담회서 밝혀… “영장 재청구땐 100% 발부될 것”
특검이 넘긴 사건 檢 특수본서 맡아… ‘우병우와 통화’ 이영렬이 수사지휘 논란

박영수 특별검사는 3일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이 검찰의 세월호 참사 수사에 압력을 넣었다고 밝혔다. 박 특검은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우 전 수석의) 세월호 수사 압력은 솔직히 압력으로 인정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뒤 광주지검이 구조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해양경찰청을 조사할 당시 우 전 수석이 검찰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수사 축소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박 특검은 이어 “세월호 수사팀에 대한 압박은 수사 대상이 아니어서 (특검이) 수사할 수 없었다”며 “(특검) 내부에서도 수사를 할 수 있는지를 놓고 논쟁이 있었다”고 밝혔다. 특검법에는 세월호 참사 수사에 대한 외압을 수사하도록 구체적으로 규정한 조항이 없다.

박 특검은 또 “사실 (우 전 수석에게)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 100% 발부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법원은 특검이 우 전 수석에 대해 국정 농단 은폐 및 묵인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박 특검은 “법원이 (영장실질심사에서) 부족했다고 한 부분에 대해 (특검이) 보완할 시간이 모자랐다”며 “검찰은 수사 대상에 제한이 없으니 잘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특검은 간담회에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구속 기소)이 지난해 12월 특검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자택에 있던 물품을 자녀의 집으로 빼돌렸다고 밝혔다. 박 특검은 “김 전 실장 자택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보니 압수수색 이틀 전에 김 전 실장이 자택의 물건들을 아들딸 집에 옮긴 정황이 파악됐다”고 말했다.

특검은 3일 A4용지 약 6만 쪽 분량의 수사 기록을 박스 30개에 담아 검찰에 넘겼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지난해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 특별수사본부를 재정비해 특검에서 넘겨받은 사건을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이 지검장이 지난해 10월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태블릿PC를 조사할 당시 우 전 수석과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이 특검 수사에서 드러났기 때문에 다시 수사를 맡는 게 적절한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김준일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박영수#특검#우병우#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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