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씌었다”는 무속인 말에…3살 아이 때려 숨지게 한 모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3일 16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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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난 딸이자 외손녀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경기 이천의 친엄마와 외할머니는 무속인의 말을 듣고 귀신을 쫓는다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 이천경찰서는 3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한 최모 씨(26·여)와 그의 어머니 신모 씨(50)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우울증을 앓던 최씨는 지난해 12월 숨진 김모 양(3)이 귀신으로 보이는 환상에 시달리다 어머니 신 씨와 동네에 있는 무속인(40대·여)을 찾았다. 무속인에게서 “김 양이 귀신 들린 것이 맞다”는 얘기를 듣고 김 양의 머리맡에 복숭아나무 회초리와 성경책을 뒀다. 복숭아나무는 귀신을 쫓는 효능이 있다는 미신을 믿은 것.

이후 1월 중순부터 일주일에 두세 차례 10여분 간 때리기를 반복하다, 지난달 18일과 19일은 2시간씩 회초리와 플라스틱 훌라후프 조각으로 마구 때렸다. 김 양은 21일 숨졌다. 이즈음 4일간은 밥을 주지 않고 물만 먹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지난해 8월 이혼한 뒤, 재혼해 살고 있던 어머니 가족과 함께 살았다. 경찰은 “무속인도 ‘귀신이 들린 것이 맞다’고 했을 뿐 복숭아나무로 때리라는 등의 지시를 한 적은 없어 입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천=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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