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궈타이위안 감독 기억 나시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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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끄는 WBC 참가자들
1980, 90년대 ‘대만의 선동열’ 곽태원 158km 광속투로 LA올림픽 동메달
네덜란드 묄런스 감독은 한국서 활약

1980, 90년대 ‘코팅 책받침’을 장식한 대만 출신 여배우는 왕조현이 아니라 왕쭈셴이다. 현행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법은 신해혁명(1911년) 이후 태어난 중국권 인사는 표준 중국어 발음에 맞춰 이름을 쓰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룡이 아니라 청룽이고, 주윤발이 아니라 저우룬파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만 대표팀을 이끌고 한국을 찾은 궈타이위안 감독(55)도 이렇게 강제 개명(?)당한 사례에 속한다. 궈 감독이 누군지는 몰라도 ‘오리엔트 특급’ 곽태원을 기억하는 올드팬은 적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 선동열(54)이 있다면 대만(당시 자유중국)에는 곽태원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궈 감독은 1980, 90년대 국내에서도 유명한 선수였다.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에서 뛰던 시절 궈타이위안 대만 월드 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 동아일보DB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에서 뛰던 시절 궈타이위안 대만 월드 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 동아일보DB
궈 감독이 오리엔트 특급이라는 별명을 얻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때 당시 동양 최고 기록이던 시속 158km짜리 빠른 공을 던졌기 때문이다. LA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궈 감독은 이듬해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에 입단했고 데뷔 첫해부터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며 자기 이름을 알렸다. 이후 궈 감독은 1997년까지 세이부에서만 13년 동안 뛰면서 퍼시픽리그 우승 10번, 일본시리즈 우승 6번을 경험했다. 일본 프로야구 통산 성적은 117승 68패 18세이브에 평균자책점 3.16이었다.

한국, 대만과 함께 이번 WBC 1라운드 A조에 속한 네덜란드의 헨즐리 묄런스 감독(50)도 한국 프로야구와 인연이 있다.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쌍방울이 2000년 시즌을 대비해 뽑은 선수가 바로 묄런스 감독이었다. 그는 이해 사실상 팀 역사를 계승한 SK에 입단했지만 14경기 만에 타율 0.196, 1홈런, 3타점을 남긴 채 짐을 싸야 했다.

지난달 28일 한국과 연습경기를 치른 호주(B조) 대표팀에는 2011년 KIA에서 뛴 트레비스(35)가 몸담고 있다. 메이저리그 출신 트레비스와 신경전을 벌이면서 한국 타자들은 적시타 등을 치고 나서 방망이를 던지는 소위 ‘빠던’(bat flip)이 메이저리그에서는 금기에 속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 그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타자 사이에서는 빠던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생겼다.

한편 한국 대표팀은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상무와 7이닝 시범 경기를 치러 1-4로 패했다. 선발 투수 이대은(28·경찰청)은 이날 3이닝을 소화할 예정이었지만 1과 3분의 2이닝 동안 4실점하고 조기 강판을 당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이스라엘이 경찰청을 5-2로 이겼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대만의 선동열#묄런스 감독#궈타이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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