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人 9色의 매력, 열도의 한류 다시 데울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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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KNOCK KNOCK’으로 日시장 노크하는 트와이스

‘모두 나를 가지고 매일 가만 안 두죠/내가 너무 예쁘죠…’(‘OHH-AHH하게’) ‘내일도 모레도 다시 와줘/준비하고 기다릴게 (knock knock)’(‘KNOCK KNOCK’). 일본 진출을 앞둔 9인조 그룹 트와이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모두 나를 가지고 매일 가만 안 두죠/내가 너무 예쁘죠…’(‘OHH-AHH하게’) ‘내일도 모레도 다시 와줘/준비하고 기다릴게 (knock knock)’(‘KNOCK KNOCK’). 일본 진출을 앞둔 9인조 그룹 트와이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달 8일, 일본 도쿄의 랜드마크인 ‘시부야 109’ 외벽, 스크램블 교차로 주변, 하라주쿠 역 등지에 일제히 한국 여성 9명의 대형 사진이 걸렸다. 마치 2010년 소녀시대의 일본 신드롬을 연상시키는 이 장면의 주인공은 그룹 트와이스다.

지난달 22일, 트와이스의 신곡 ‘KNOCK KNOCK’이 담긴 한국 음반(사진)이 일본 내 타워레코드 전 점포 앨범차트 1위를 기록했다. 다음 날 첫 일본 공식 디지털 음원 4곡은 현지 ‘라인 뮤직차트’ 1∼4위를 차지했다. 일본 방송에서는 현지 학생들 사이에 트와이스의 ‘TT’ 포즈가 인기라는 보도가 잇따랐다.

○ “소녀시대와 차별화…일본 내 케이팝 신드롬 재점화할 수도”

2일 트와이스는 데뷔 500일을 맞았다. 등장한 지 불과 1년 3개월. 타이틀곡 4개를 연달아 히트시키면서 트와이스는 한국 가요계를 접수하고 일본 본격 진출(6월 28일 첫 CD 발매)을 앞뒀다. 일본 진출은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둘까. 2010년 소녀시대, 카라의 영광을 재현하고 나아가 2012년 이후 냉각된 일본 내 케이팝 인기의 불씨를 다시 지피는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의 전망은 유보적이지만 비관적이지 않은 것만은 확실하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일본인 멤버가 셋(미나, 사나, 모모)이나 있는 데다 제이팝의 여자 아이돌 소비 방식인 귀여움과 애교를 갖췄다는 점에서 기존 케이팝 팬과는 또 다른 팬층을 끌어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웹진 ‘아이돌로지’의 미묘 편집장은 성공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면서도 “소녀시대가 일본 신드롬 당시 동경의 대상, 우상이었던 만큼 한편으론 부담스러워하는 팬들도 있었던 반면, 트와이스는 케이팝 아이돌 특유의 동경할 만한 면과 제이팝적인 애교를 함께 갖췄기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고 관망한다. 그는 “외모와 이미지 면에서 소녀시대가 가늘고 여린 순정만화라면, 트와이스는 선이 굵은 카툰의 느낌을 갖고 있다는 점도 차별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 “구김살 없는 예쁜 아가씨들 이미지, ‘움짤화’ 전략 먹혀”

예쁘고 멋진 멤버로 가득한 수많은 그룹 중에서 트와이스가 유달리 선전을 이어온 이유는 뭘까. 미묘 편집장은 트와이스의 이미지를 “무서운 걸 모르고 자란 아가씨들, 미국 하이틴 영화에 나오는 치어리더”로 요약했다. ‘CHEER UP’의 ‘샤샤샤(shy shy shy)’ 부분을 기점으로 ‘TT’의 ‘TT’ 포즈, ‘KNOCK KNOCK’ 춤 등 gif 파일처럼 ‘움짤(움직이는 이미지)화’될 수 있는 자극적인 장면들을 빠르게 반복 노출하는 방식에도 그는 주목했다.

원더걸스, 미쓰에이를 성공시킨 JYP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제작 노하우도 성공 비결로 꼽힌다. JYP가 트와이스 데뷔 무렵인 2015년부터 가수의 타이틀곡 결정 과정을 박진영 프로듀서 독자 체제에서 일종의 평의회 투표 방식으로 바꾼 것도 트와이스 성공으로 결실을 봤다. 정욱 JYP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워너뮤직 저팬과 오랜 기간 협의하며 트와이스의 일본 음반 제작과 홍보 활동을 준비해왔다”면서 “9인 9색의 매력, 팬들과의 적극적 소통을 강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knock knock#일본 시장#트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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