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민주당 구원투수로 컴백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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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더 前법무장관 “다시 시작할 준비”… 정계복귀땐 트럼프와 마찰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폭주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사진)의 정계 복귀 논의가 활발하다. 퇴임한 지 40여 일 지났지만 마땅한 구심점이 없는 민주당의 ‘구원 투수’로 거론되고 있는 것. 오바마도 퇴임 후 긴 휴가를 마친 뒤 서서히 정치 활동 재개를 모색하는 모양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7년간(2009∼2015년) 법무장관을 지낸 에릭 홀더 전 장관은 지난달 28일 기자들과 만나 “오바마가 올 것이며 그가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가 전했다. 미 역사상 첫 흑인 법무장관인 홀더는 오바마와 컬럼비아대 동문으로 퇴임 후에도 절친한 사이로 지내고 있다.

홀더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전국민주선거구개편위원회(NDRC)의 기금 모금 및 민주당 주 의원들과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구체적으로 활동 상황까지 전했다. NDRC는 다음 선거구 조정이 예정된 2021년까지 유리한 선거구 지형을 만들기 위해 발족한 민주당 산하 조직으로 홀더가 의장을 맡고 있다. 오바마가 정계 복귀를 실행에 옮긴다면 NDRC를 돕는 활동으로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바마는 퇴임 전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정치인을 양성하고 훈련시키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피력했다. 최근 재임 시절 백악관 출입기자들의 명단을 다시 모으는 등 정치 활동 재개를 위한 터 닦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달 25일엔 동아일보 등 기자들에게 보낸 e메일 성명에서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위원장으로 선출된 톰 페레즈를 축하하며 민주당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오바마는 “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 스마트 외교, 시민들의 정치적 권리 신장 등 민주당의 가치와 업적을 계속 지켜나가고 확장해야 한다. 새로운 민주당은 이런 기치하에 다시 뭉칠 것이며 민주당의 새로운 리더십을 형성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가 정치를 재개하면 트럼프 대통령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취임 후 이어지고 있는 반(反)트럼프 시위의 배후와 관련해 “오바마 전 대통령이 뒤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오바마#민주당#트럼프#미국#미국 우선주의#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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