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자녀에게 ‘행복 유전자’를 유산으로 남겨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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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은 해마다 국가별 행복지수를 계량화해 세계행복보고서를 발표한다. 유엔의 행복지수 분석에 따르면 덴마크는 매년 최상위권(2015년 1위)을 기록하며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명성을 높이고 있다. 반면, 지역적으로 같은 경제 공동체에 속해 있는 프랑스(32위)나 이탈리아(50위)의 행복 지수는 덴마크에 비해 훨씬 뒤져 있다. 경제나 문화 측면에서 공유하는 부분이 많은 나라들의 행복지수가 왜 이렇게 차이를 보이는 것일까?

최근 영국 워릭대 연구팀은 집단 또는 국가마다 평균적인 유전자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행복지수에서도 차이가 생기는 게 아닐까 하는 가설을 세우고 이 문제에 접근했다. 연구팀은 먼저 140여 개국의 유전정보를 이용해 유전적 특성과 행복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덴마크와 유전적으로 가까운 나라(스위스, 네덜란드, 노르웨이)에 사는 사람들은 덴마크와 유전적 유사성이 희박한 나라(한국, 중국, 일본)에 사는 사람들보다 삶의 만족도는 높고 불만과 고통은 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는 아시아와 유럽뿐만 아니라 오세아니아와 아프리카 대륙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한발 더 나아가 국가별 행복 수준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세로토닌(감정을 조절하는 신경물질) 수용체 조절 유전자의 국가별 보유율을 비교했다. 우울함을 쉽게 느끼게 하는 유전자, 소위 ‘불행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동일 유전자가 없는 사람들에 비해 삶에 대한 만족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 국민의 불행 유전자 보유율은 행복지수가 낮은 국가에 비해 현저하게 낮았다.

부모나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적 특성이 행복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행복은 팔자소관’이라는 논리의 비약을 말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왜 적극적으로 행복을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근거다. 자식이나 후손이 행복하길 원한다면 끊임없이 행복을 추구하라. 그래야 ‘행복 유전자’를 유산으로 남길 수 있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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