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황금세대, EPL 점령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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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턴 루카쿠, 17골 득점 공동선두
아자르 10골 4도움…첼시 1위 주역
맨시티 더브라위너 도움 공동 2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에버턴의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24)는 ‘괴물 스트라이커’로 불린다. 거대한 체구(190cm, 94kg)에 스피드까지 갖춘 그는 상대 수비수의 거친 몸싸움에도 흔들리지 않고 돌진한 뒤 강력한 슈팅으로 골을 터뜨린다. 그는 1일 현재 EPL에서 17골을 터뜨려 해리 케인(토트넘) 등과 득점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2012년부터 첼시에서 활약 중인 ‘크랙(crack·개인기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선수)’ 에덴 아자르(26)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며 팀을 리그 선두로 이끌고 있다. 이번 시즌 EPL에서 10골 4도움을 기록 중인 아자르에 대해 안토니오 콘테 첼시 감독은 “엄청난 재능을 지닌 환상적 선수”라고 극찬했다.

루카쿠와 아자르의 공통점은 모두 벨기에 출신이라는 것이다. 공격뿐만 아니라 미드필드와 수비 포지션에서도 EPL을 주름잡고 있는 벨기에 선수들이 있다. 맨체스터시티의 미드필더 케빈 더브라위너(26)는 장기인 날카로운 크로스를 앞세워 도움 공동 2위(9개)를 달리고 있다. 리그 2위 토트넘은 벨기에 출신 수비수 토비 알데르베이럴트(28)와 얀 페르통언(30)의 끈끈한 수비를 바탕으로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 중이다. 영국 언론은 벨기에 선수들의 활약을 두고 ‘벨기에의 EPL 침공’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2007년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71위까지 추락하며 암흑기를 걸었던 벨기에는 유소년 시스템의 개혁을 통해 유럽 정상급 선수들을 탄생시켰다. 영국 BBC에 따르면 벨기에 축구협회는 2006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뒤부터 네덜란드 등 유럽 축구 강국의 선수 육성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했다. 또한 유망주들을 일찌감치 자국 리그보다 수준이 높은 프랑스 리그 등에 진출시켜 국제무대 경쟁력을 높였다. BBC는 “벨기에는 유소년 팀도 국가대표팀과 같은 포메이션을 사용하도록 해 연령대별 전술 차이에 따른 경기력 저하를 막고 네덜란드처럼 선진적인 축구센터를 건립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벨기에는 루카쿠 등으로 구성된 ‘황금세대’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황금세대가 이끄는 벨기에(현 FIFA 랭킹 5위)는 메이저 대회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에서 모두 8강에 그쳤다. 이 때문에 벨기에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공격력 강화를 위해 프랑스의 ‘레전드 공격수’ 티에리 앙리를 대표팀 코치로 영입해 눈길을 끌었다.

러시아 월드컵 유럽 예선 H조에 속한 벨기에는 4경기에서 21골(1실점)을 터뜨리는 등 막강 화력을 과시하며 선두(4승)를 달리고 있다. 아자르는 “유로 대회에서의 실패를 통해 우리 세대는 경험을 쌓았다. 영광을 차지할 기회는 남아 있다”며 월드컵 우승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버턴 루카쿠#첼시 아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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