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표팀 마운드, 관건은 변화구 제구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2일 05시 30분


WBC 대표팀 마운드를 이끄는 선동열 코치(맨 오른쪽)가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공식훈련에서 투수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WBC 대표팀 마운드를 이끄는 선동열 코치(맨 오른쪽)가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공식훈련에서 투수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은 쿠바, 호주와 3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실전감각을 끌어올렸다. 2일에는 상무, 4일에는 경찰청과 연습경기를 열고 전력을 최종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점검 포인트 중 하나는 투수들의 변화구 제구다.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은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취재진과 만나 “1볼이나 2볼일 때 공을 떨어뜨릴 줄 아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시속 150㎞ 공은 우리나라에서는 빠르다고 하지만 외국타자들이 보기엔 딱 치기 좋은 스피드다. 메이저리그는 보통 볼카운트 1볼이나 2볼에 직구 승부를 하지만 우리는 그러면 안 된다. 일본처럼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변화구를 과감히 던질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전날 호주전에서 이대은이 맞은 홈런에 대해서도 “본인 입장에서는 자신이 있으니까 힘으로 타자를 잡으려고 했던 것 같은데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외국 타자들한테 가운데 몰리는 공은 위험하다”며 “어제 우연히 조너선 스쿠프(네덜란드)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나온 모습을 봤는데 불리한 카운트에서 직구는 받아쳐 홈런을 치는데 공을 떨어뜨리니까 헛스윙을 했다. 호주전 선발 (우)규민이처럼 투구수를 좀 손해 보더라도 코너워크하고 공을 떨어뜨려서 승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WBC 대표팀 양현종-차우찬-심창민(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WBC 대표팀 양현종-차우찬-심창민(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문제는 변화구 제구다. 한국 투수들이 아직까지 WBC 공인구에 대한 적응을 하고 있는 중이다. 양현종(29·KIA)은 “공이 크다. 그것 때문에 변화구 제구가 좀 어렵다”고 털어놨고, 차우찬(30·LG)도 “처음보다 많이 적응한 상태이긴 한데 공이 미끄러운 편이긴 하다. 스플리터가 좀 덜 떨어진다”고 귀띔했다. 심창민(23·삼성)은 “계속 던져서 적응이 많이 되긴 했는데 일단 미끄럽다는 인식이 있다 보니 공이 손에서 빠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며 “공을 끝까지 잡고 투구하다보니 릴리스포인트가 기존에 던지던 것과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 그런 게 아무래도 (변화구 제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도 “아직까지는 투수들의 변화구 제구가 완전하지는 않은 것 같다”며 우려하고는 “WBC 공인구는 보통 비닐에 싸여 나오는 우리 공과 달리 종이에 싸여 나온다. 실밥도 없지만 공 표면이 더 미끄러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어떻게 하겠는가. 한 달 동안 훈련했으니 빨리 적응해야 한다. 외국인타자들을 상대하려면 변화구가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고척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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