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한 누드 작가’ 中 런항, 30세로 사망…마니아 팬들, 누드모델 자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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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2월 28일 15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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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런항의 생전 작품 (런항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런항의 생전 작품 (런항 인스타그램 캡처)
‘기괴한 누드 사진’을 찍어 화제와 논란을 일으켰던 중국 유명 사진작가 런항(남)이 3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영국 BBC는 지난 24일 ‘에로틱 포토그래퍼’ 런항(Ren Hang)이 3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져 중국 패션·미술계가 충격에 빠졌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런항의 사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출판사 타셴(Tashen)의 편집자 다이앤 한슨(Dian Hanson)은 “런항이 지난해 10월부터 지독한 우울증에 빠져 힘겨워했다”고 밝혔다. 사망 당시 런항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갤러리에 전시를 열고 있었고 타셴에서 새로운 책을 낸 상태였다.


중국 지린성 출신의 런항은 대학교에서 마케팅을 공부하던 중 사진에 흥미를 느끼고, 필름 카메라 한 대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는 굉장히 독특하고 기괴한 누드 사진을 찍어 화제를 모았다. 전라의 남녀 모델을 기묘한 구도로 배치하고, 기괴한 상황을 연출해 사진을 찍었다. 또 신체 부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남성과 여성의 나체를 강렬한 색체와 대비시키는 등 특이한 작품 세계를 보여줬다.

이런 런항의 작품은 포르노가 불법인 중국에서 공안의 강한 제재를 받았다. 특히 야외에서 이뤄지는 누드 촬영 때문에 런항은 중국 공안으로부터 여러 번 체포됐고, 중국 당국으로부터 전시와 작품집 판매가 금지되기도 했다.

런항은 중국에서는 ‘포르노 작가’로 뭇매를 맞으며 어렵게 작품 활동을 이어갔지만 외국에서는 널리 인정받았다. 그의 작품은 성적으로 억압된 중국사회에서 변모하는 성관념과 성적 자유에 대한 갈망을 창의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지난 2008년부터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에서 70번이 넘는 단체전과 20번이 넘는 개인전을 열고 17권이 넘는 작품집을 내며 활발히 활동했다. 또 구찌, GQ 차이나 등 유명 패션 잡지에 사진을 실었으며 특히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진을 공유하면서 두터운 마니아 팬층을 형성했다. 팬들이 모델로 자청해 사진을 찍을 정도였다.

한편 런항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팬들은 웨이보를 통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한 팬은 “나는 런항의 죽음이 슬프지 않다. 그는 이곳에서 행복하지 않았으니까”라고 적어 눈길을 끌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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