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스토리] 한국 게임산업의 축소판. 위메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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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2월 28일 1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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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인터넷의 보급에 힘입은 온라인게임의 흥행으로 국내 게임산업이 당당히 하나의 산업군으로 자리 잡은 지도 약 2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앳된 아이의 모습에 불과했던 게임산업은 그사이에 10조 원대의 시장을 형성하며, 건장한 청년으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1년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게임사도 등장했고, 게임은 국내 콘텐츠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1등 공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는 수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글로벌 시장에 게임을 수출하며 온라인게임 종주국의 위상을 당당히 뽐내기도 했으며, 각종 규제와 해외 게임사의 역습으로 위기를 맞기도했다. 또한, 과거 온라인게임 중심의 시장과 달리 모바일게임 중심의 시장으로 재편된 이후에는 시장에 빠르게 대응한 회사들은 큰 기회를 잡아 더욱 성장했다. 과거 인기 온라인게임을 보유한 회사들은 IP(지식재산권)라는 새로운 무기도 얻었다.

미르의전설2 이미지(출처=게임동아)
미르의전설2 이미지(출처=게임동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 20여 년의 중심에 서 있는 게임사가 있다. 온라인게임 개발을 시작으로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뒤,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빠르게 대응하며, 최근에는 적극적인 IP 사업까지 펼치고 있는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이하 위메이드)가 그 주인공이다. 온라인과 모바일 그리고 적극적인 IP 사업까지 위메이드의 역사는 국내 게임 시장이 걸어온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난 2000년 온라인게임 '미르의전설2'를 개발하며 액토즈소프트에서 독립한 위메이드는 '미르의전설2'로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특히, 중국 시장에 진출해 동시접속자 수 80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미르의전설2'는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되었다. 말 그대로 위메이드는 온라인게임 한류를 이끄는 선봉장이었다. '미르의전설2'의 중국 퍼블리셔에 불과했던 샨다는 중국을 대표하는 게임사로 성장했다.

창천 이미지(출처=게임동아)
창천 이미지(출처=게임동아)

위메이드는 이후에도 '미르의전설3'와 '창천' 등의 MMORPG를 연이어 중국에 수출했으며, '타르타로스 온라인', '아발론 온라인' 등 순차적으로 퍼블리싱 게임도 선보이며, 퍼블리셔로 자리를 굳혔다. 여기에 e스포츠 선수단인 '위메이드 폭스'를 운영하고, 메신저 서비스 업체인 '버디버디'를 인수하며 콘텐츠 산업에 대한 인프라를 구축하며 사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해나갔다.

이카루스 이미지(출처=게임동아)
이카루스 이미지(출처=게임동아)

10여 년간 게임산업이라는 토양에 뿌리를 내려온 위메이드는 2009년 12월 코스닥 상장을 통해 제2의 비상을 꿈꿨으며, YNK재팬, 조이맥스 등의 회사를 인수하며 내실을 다졌다. 이후에도 대형 온라인게임의 개발 소식을 전했으며, 2014년에는 초대형 MMORPG '이카루스'로 대한민국 게임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과정에서 위메이드는 모바일게임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며 절정을 맞았다. '캔디팡', '윈드러너'와 같은 모바일게임 흥행작품을 연이어 배출했다. 규모가 있는 게임사들이 여전히 온라인게임 시장에 집중하는 동안 위메이드는 모바일게임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며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승승장구해 나갔고, 선구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여기에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끈 '미르의전설2'는 IP가 가진 가치가 다시 주목받으며 위메이드를 또 한 번 게임 시장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했다.

윈드러너 이미지(출처=게임동아)
윈드러너 이미지(출처=게임동아)

물론 위메이드가 지나온 역사가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모바일게임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했음에도, 내부적인 문제 등으로 출시 예정 작품은 빛을 보지도 못한 경우가 많았다. 공들여 출시한 작품도 시장에서 큰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여기에 한때 과도한 업무로 인해 사무실에 불이 꺼지지 않는다며 '판교의 등대'라는 좋지 못한 별명까지 얻었다. 동시기에 경쟁했던 넷마블이 승승장구하는 사이 위메이드는 깊은 부진에 빠졌다.

위메이드와 샨다 게임즈 로고(출처=게임동아)
위메이드와 샨다 게임즈 로고(출처=게임동아)

법적 분쟁도 계속해져 이어졌다. 2000년대 초반부터 '미르의전설2'의 중국 퍼블리셔인 샨다와의 갈등은 물론 '미르의전설2' 공동저작권자인 액토즈소프트와도 갈등을 겪었다. '미르의전설2'와 '전기세계'의 저작권 분쟁도 발생해 몇 년간 지루한 법적 분쟁을 겪었다. 여기서 사실상 '전기세계'의 독립적인 저작권이 인정됐으며 최근에도 분쟁의 중심에 서 있다.

2000년 '미르의전설2' 개발사로 시작한 위메이드는 올해 본사가 IP사업과 투자에 전념하고, 개발은 개발 자회사에 맡겨 퍼블리셔를 구하는 형태를 구축했다. 또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 도전이 게임사로서의 위메이드를 포기하는 결과가 될지, 아니면 위메이드가 계속 그래온 것처럼 또 다른 한국 게임산업의 새 방향이 될지는 앞으로 역사가 평가해 줄 터다.

위메이드 로고(출처=게임동아)
위메이드 로고(출처=게임동아)

한국 게임산업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위메이드 18년 역사의 모든 것은 다루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 게임산업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위메이드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은 국내 게임사를 돌아보는 것은 물론 다가올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위메이드의 시작부터 그리고 지금까지의 역사를 최대한 면밀히 그리고 다방면에 걸쳐 전하려고 한다. 게임동아에서 준비한 이 기록이 한국 게임산업에 유익한 자료가 되길 바라며, 위메이드의 기업스토리 프롤로그를 이만 마친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광민 기자 jgm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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