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에도 KS마크… “믿고 찾아오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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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관광公 ‘품질인증제’ 올해 도입


지난해 한국을 찾은 인도인 A 씨는 호텔 검색 사이트에서 직접 찾은 한 숙박시설에 예약을 했다. 도착해 체크인을 하려 했지만 직원이 없어 남겨진 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체크인은 오후 10시까지인데 5분이 지났으니 들어올 수 없다”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숙박시설 계단에서 밤을 새운 후 다음 날 다시 체크인을 하려 했지만 예약이 취소됐으니 예치금을 다시 달라는 말에 그냥 나올 수밖에 없었다.

A 씨와 같은 관광객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관광 ‘KS마크’가 만들어진다. 27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관광 분야 국가인증제도인 ‘한국관광품질인증제(Korea Quality)’가 올해 처음 도입된다.

○ 난립하던 인증제도 일원화

관광품질인증제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개별 입국 관광객을 타깃으로 마련된다. 개별 입국 관광객은 여행사의 안내를 받는 단체관광객과 달리 인터넷 등을 통해 직접 관광시설을 찾아다녀야 해 정보가 부족하고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관광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전에도 관광 관련 인증제도가 있었다. 하지만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각종 협회에서 만든 제도가 86개에 달할 정도로 제각각이어서 실효성이 떨어졌다. 숙박시설도 문체부, 한국농어촌공사, 국립공원관리공단 등이 각기 운영하는 제도가 있고, 심지어 부처 간에 충돌하는 일도 있었다. 이에 문체부가 나서서 난립돼 있는 인증을 국가 관광품질인증으로 통일시키기로 하고 올해 초부터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가 차원의 관광 통합 인증제는 홍콩 프랑스 영국 등 관광 선진국에서는 2000년대부터 이미 시행하고 있다. 2005년 QT(Qualite Tourisme)제도를 도입한 프랑스의 2014년 조사에 따르면 QT 인증업체의 품질만족도는 동종 업체에 비해 50% 높았다. 관광객의 재방문 의사도 12%나 많았다. 같은 해 QiT(Quality in Tourism)를 시행한 영국도 런던 방문 관광객의 62%가 관광 인증제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고객 가장해 암행평가…홍보 방안 여전히 숙제로

올해 도입할 인증제의 평가 방식은 다채롭다. 우선 암행평가가 시행된다. 업체가 인증 신청서를 내면 인증기관은 면담 등 현장평가와 함께 암행평가를 진행한다. 쇼핑업체의 경우 평가요원이 고객으로 가장해 물건을 사 보며 평가를 한다. 인증을 받은 업체는 ‘코리아퀄리티’ 인증 마크를 받고 이를 홍보할 수 있다. 인증 유효기간은 3년이며 1년에 한 번씩 암행평가를 받는 등 사후관리도 진행된다.

문체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서울 부산 강원 지역의 숙박(일반생활숙박업, 한옥체험업 등)과 쇼핑(사후면세) 분야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했고, 모두 137개 업소를 시범업체로 선정했다. 또 전국의 관광 인프라를 통합 관리하기 위해 6월 말까지 제도를 보완하고 인증 대상을 여행사, 안내소, 교통 분야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인증 기업에 진흥기금 등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계획만 있을 뿐 정작 제도를 활용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 계획은 마련돼 있지 않는 등 보완할 부분도 적잖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유명 관광 가이드북이나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온라인 사이트 등을 통한 마케팅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관광#ks마크#한국관광품질인증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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