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내린 KOVO…일벌백계는 어디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27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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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 대한항공 경기에서 한국전력 강민웅이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민소매 유니폼을 입고 나와 경기감독관의 제지를 당하자 유니폼을 겹쳐 입고 경기에 출전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부정 선수로 간주되어 교체되고 11점 감점을 당했다. 계양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1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 대한항공 경기에서 한국전력 강민웅이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민소매 유니폼을 입고 나와 경기감독관의 제지를 당하자 유니폼을 겹쳐 입고 경기에 출전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부정 선수로 간주되어 교체되고 11점 감점을 당했다. 계양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한국배구연맹(KOVO)이 최근 불거진 ‘유니폼 논란’을 두고 결국 자기잘못을 시인했다. 그러나 이번 역시 모두가 납득할만한 일벌백계는 찾아볼 수 없었다.

KOVO는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14일 인천 대한항공-한국전력전에서 문제가 된 강민웅(32·한국전력)의 미승인 유니폼 착용과 이와 관련된 점수삭감 조치에 대해 25일 경기·심판 통합전문위원회를 열었다고 전했다. 주요 골자는 “당일 조치를 두고 국제배구연맹(FIVB) 및 아시아배구연맹(AVC)에 자문을 구한 결과, FIVB 관련규정이 모호해 해당리그 로컬룰을 준수해야한다는 답을 얻었고, 25일 전문위원회 회의결과 점수삭감 조치는 기존 규칙을 잘못 확대해석했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KOVO는 이번 전문위원회를 통해 자신들이 내세운 주장을 접고 꼬리를 내리게 됐다. KOVO는 유니폼 사태 이후 16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당일 관계자들을 문책했다. 그러면서도 “기존 규칙을 적용해 판단한 부분을 인정한다”며 “향후 재발방지 및 유사사례에 대한 대책을 위해 최상위기관인 FIVB에 질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본지 단독보도(2월20일자 ‘KOVO의 11점 삭제, FIVB 판례도 어겼다’) 등을 통해 시간을 끌기 위한 변명으로 드러났고, KOVO 역시 상벌위원회 이후 열흘 만에 입장을 바꾸면서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한편 KOVO는 이번에도 최고 책임자들에게 어떠한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 KOVO는 “김형실 경기운영위원장과 서태원 심판위원장이 책임을 통감하고 26일 V리그 남녀부 경기가 열린 수원체육관에서 구자준 총재를 직접 만나 사의를 표명했지만, 구 총재가 포스트시즌의 원활한 경기운영을 고려하여 사표수리를 보류했다”고 전했다. 결국 배구코트에 상처를 남긴 최고 책임자들은 어떠한 문책도 받지 않은 채 당일 경기감독관과 심판진만 출장정지와 제재금의 징계만을 떠안게 됐다. KOVO의 두 번째 반성문을 진심어린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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