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 ‘지지부진’…30~40년 더 걸릴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7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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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동일본 대지진 발생 후 6년이 지났지만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폐로 작업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27일 전했다.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는 원전 폐로까지는 앞으로도 30~40년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어 이마저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많다.

도쿄전력은 16일 원자로 2호기 격납용기에 전갈형 로봇을 투입했지만 퇴적물 때문에 목표로 했던 원자로 밑 작업용 발판에 도착하지 못했다. 로봇은 회수조차 못했다. 당초 도쿄전력은 로봇을 투입해 1~3호기 안에 녹아내린 연료봉 1496개의 위치와 양을 파악할 예정이었다.

로봇을 투입하기 위해 지난해 말 작업자들은 4겹으로 장갑을 낀 채 격납용기에 직경 11.5cm의 구멍을 뚫었다. 방사능의 영향을 우려해 무게 10kg의 납 조끼를 입고 1인당 5분씩 20일 동안 매달렸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사고 잔해를 제거한 뒤 사용 후 핵연료를 꺼내고(1단계) 녹아내린 핵연료를 제거한 뒤(2단계) 원자로를 해체한다는(3단계)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사고 당시 정기 검사 중이었던 4호기만 사용 후 연료봉 제거를 완료했을 뿐, 노심 융용이 일어난 1~3호기는 아직 사용 후 핵연료 반출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폐로 작업의 최대 난제인 1~3호기의 융용 핵연료 제거는 아직 내부가 어떤 상황인지도 정확히 몰라 세부 계획조차 못 세우고 있다. 조사 로봇을 투입해 현장 상황을 파악하겠다는 계획도 16일 실패로 암초를 만났다. 새 로봇을 만들려면 시간과 비용이 추가로 필요하다. 관계자에 따르면 1~3호기 폐로 작업은 이미 당초 일정보다 7~40개월 늦어지고 있다.

폐로 작업과 함께 오염수 유출 방지도 주요한 과제다. 지난해 가동된 동토벽을 두고서는 제 역할을 못 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작업이 지연되면서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13년 후쿠시마 원전 처리와 배상으로 11조 엔(약 110조 원)을 예상했지만 지난해 연말에는 이 비용이 21조5000억 엔(약 215조 원)으로 늘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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