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5명 중 1명꼴로 성폭력 경험…男 55% “여자가 조심하면 성폭력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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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2월 27일 13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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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성 5명 중 1명꼴로 성추행·강간(미수) 등 신체적 성폭력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여성가족부가 전국 성인남녀 7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6년도 전국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평생 한번이라도 신체적 성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여성 21.3%, 남성은 1.2%로 집계됐다.
가장 흔한 성폭력은 여성 30.4%가 경험한 ‘성기 노출’이었다. 이어 성추행이 21.5%, 음란 메시지 등 PC나 휴대전화를 이용한 성폭력은 12.1%였다.

최근 1년 사이 성추행·강간(미수) 등 신체적 성폭력을 당했다고 답한 여성은 1.5%로 2013년 조사 때 2.7%에서 줄었다.

성폭력 피해를 겪은 여성의 20.4%는 정신적 고통을 경험했고 신체적 상처를 입었다는 응답도 0.4%였다. 반면 남성 피해자는 2.6%만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답했다.

성폭력과 관련해 가부장적 사고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남성 응답자의 55.2%가 '여자들이 조심하면 성폭력은 줄일 수 있다'고 답한 것.
특히 남성의 54.4%는 '성폭력은 노출이 심한 옷차림 때문에 일어난다'는 데 동의 했다. '여자가 알지도 못하는 남자의 차를 얻어 타다 강간을 당했다면 여자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남성은 56.9%에 달했다.

주목할 점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여성의 비중도 각각 44.1%, 51.1%로 매우 높다는 것.

이밖에 남성 응답자의 47.7%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면 여자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답했고, '여자가 처음 만난 남자의 집에 가는 것은 성관계를 허락한다는 뜻이다'라고 해석한 남성도 42.5%에 달했다.

피해자들은 성폭력 피해를 알리는 데에 소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성폭력 피해자 중 다른 사람에게 피해 사실을 말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7.9%(여성 48.1%, 남성 14%)로 조사됐다.

특히 경찰에 직접 도움을 요청한 비율은 1.9%에 불과했다.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로는 △피해가 심각하지 않아서(50.1%) △신고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20.9%) △증거가 없어서(10.5%) 순으로 집계됐다.

전국 성폭력 실태조사는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 2007년부터 3년마다 실시하는 국가통계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월말에서 12월초까지 만19세~64세 남녀 72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1.2%포인트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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