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에너지 이노베이션]4차 산업혁명은 ‘에너지 혁명’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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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에너지 산업 분야에서도 혁신을 꾀하고 있다. 제조·서비스업과 에너지 기술이 융합되는 등 산업 간 영역이 허물어지면서 에너지 신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산업연구원은 에너지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구성요소가 되는 ‘에너지 4.0’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국내 주요 기업들도 에너지 산업 분야에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SDI는 향후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에 2020년까지 3조 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갖추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다. 삼성SDI는 한국, 중국, 헝가리로 이어지는 ‘3각 체제’를 구축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의 글로벌화를 달성하고, 연구개발(R&D) 센터 신설 등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을 정비해 소재 내재화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소연료전기차를 차세대 에너지시대를 이끌 핵심 아이템으로 보고 있다. 수소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는 물론 기존 친환경차와 비교해도 성능이 뛰어나다. 수소전기차는 이산화탄소나 기타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오직 순수한 물만을 배출한다.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수소연료전기차 한 대가 1km를 달리면 미세먼지를 최대 20mg 저감하는 공기정화 효과가 있다. 현대차는 2020년 본격적인 수소전기차 판매에 앞서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통해 2세대 투싼 수소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포스코는 최근 권오준 포스코 회장 2기 체제를 공식 출범시키고, 비철강 사업을 강화하면서 2차전지를 비롯한 에너지 관련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7일 전남 광양제철소에 연간 생산 200t 규모의 리튬공장을 준공하고 상업 생산에 들어갔다. 포스코가 상업생산에 돌입한 것은 리튬추출 독자기술 개발 7년 만이다.



포스코는 이번에 준공한 공장에서 생산되는 탄산리튬을 포스코ESM과 이차전지 제작업체인 LG화학, 삼성SDI에 공급할 예정이다. 포스코ESM은 전기차 및 노트북, 휴대전화 등 휴대용 정보통신 기기의 배터리인 2차전지 제작에 사용되는 양극재를 생산하는 회사다. 그동안 국내 2차전지 제작업체들은 국내 리튬 공급사가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했으나 포스코의 리튬 생산으로 원료 수급이 수월해졌다.

LG는 자동차 부품 사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정하고 계열사별로 전문성을 키워 왔다.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를 신성장 사업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매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초고해상도 광시야각 기술과 한 단계 진일보한 터치 기술 등을 바탕으로 자동차에 최적화된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플라스틱 OLED(P-OLED)의 무한 명암비와 디자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제품을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5.5인치 QHD P-OLED로 본격적인 중소형 OLED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한화큐셀은 글로벌 경기불황과 중국 회사의 저가 물량공세에도 태양광 글로벌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한화큐셀은 2016년 말 기준으로 5.7GW(기가와트)의 셀과 모듈 생산량을 보유하고 있다. 셀 기준으로는 세계 1위, 모듈 기준으로는 세계 5위권에 드는 수준이다. 지역별로 한국공장이 셀(진천)과 모듈(음성) 각각 1.6GW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말레이시아 사이버자야 공장이 셀과 모듈 각 1.7GW, 그리고 중국 치둥 공장이 셀과 모듈 각 2.4GW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에너지전문 사업회사인 GS에너지는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밸류체인’을 공고히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에너지 개발·수송·공급을 아우르는 사업 역량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과거 신평택발전, 동두천드림파워의 지분을 인수해 LNG 발전사업을 확장해왔다. 올해 1월엔 보령LNG터미널이 상업가동을 시작하면서 연간 300 만 t의 LNG를 저장·공급할 수 있게 됐다. 또 청라에너지 및 인천종합에너지 지분을 인수해 집단에너지사업의 지역적 기반도 마련했다.

에쓰오일은 R&D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석유화학사업에 필수적인 핵심역량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데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4년 2월 서울시와 R&D 중심의 마곡산업단지 입주계약을 마치고 2만9099m² 규모의 연구소 부지를 확보해 TS&D(Technical Service & Development) 센터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기존에 수입에 의존하던 원재료의 생산 확대를 통해 에너지 사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1월 자회사 현대케미칼을 통해 총 1조2000억 원을 투입해 혼합자일렌(MX·Mixed Xylene) 공장을 준공하고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현대케미칼은 2014년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6 대 4로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26만 m² 부지에 들어선 현대케미칼 MX공장은 하루 13만 배럴의 콘덴세이트를 정제해 제품을 만들어낸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번 공장 완공으로 원유에서 MX와 BTX까지 이어지는 석유화학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된 셈이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에너지#4차산업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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