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마운드 맹폭… 든든한 손아섭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WBC대표팀 평가전서 2연승
손아섭, 1차전 1점홈런 이어 2차전도 4안타 2타점 2득점
김현수 대체선수로 힘겹게 합류… 왼손 거포 부재 대표팀 희망 떠올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의 손아섭(롯데)이 26일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7회초 2타점 좌전 안타를 치고 있다. 손아섭은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10타수 5안타(1홈런)의 맹타를 휘둘렀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의 손아섭(롯데)이 26일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7회초 2타점 좌전 안타를 치고 있다. 손아섭은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10타수 5안타(1홈런)의 맹타를 휘둘렀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빠지지 않고 태극마크를 달았던 손아섭(29·롯데)은 이번 대표팀에 어렵사리 승선했다. 김현수(29·볼티모어)가 소속 팀의 반대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게 된 뒤에야 대체 선수로 뽑혔다. 주 포지션인 우익수에서도 민병헌(30·두산)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김인식 대표팀 감독(70)이 각각 2회의 연습경기와 평가전에서 손아섭을 모두 선발로 내보낸 건 공격력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그리고 손아섭은 화끈한 맹타로 감독의 신뢰에 화답했다.

26일 서울 고척구장에서 열린 쿠바와의 두 번째 평가전에서 손아섭은 5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팀의 7-6 승리를 이끌었다. 2회초 팀의 첫 안타를 치며 출루했던 손아섭은 7회초 2사 만루에서 7-3으로 달아나는 2타점 적시타를 쳤다. 7회에 대표팀이 6점을 올리는 동안 손아섭은 두 차례 타석에 들어서 모두 안타를 쳤다. 전날 쿠바와의 1차전에서도 1점 홈런을 쳤던 손아섭은 본선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손아섭은 “비록 평가전이지만 팀의 승리에 보탬이 돼 기쁘다. 타석에서 조금씩 공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과거 자신의 타격 영상을 돌려본 것도 도움이 됐다. 손아섭은 “좋았을 때의 느낌을 살려 타격에 임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손아섭의 활약으로 ‘왼손 강타자’가 없다는 대표팀의 근심도 다소 줄게 됐다. 메이저리거 추신수(35·텍사스), 김현수 등이 빠지면서 생긴 왼손 타자의 빈자리를 손아섭이 채울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다른 왼손 거포 최형우(34·KIA)는 이틀 연속 평가전에서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애초 좌익수 최형우, 중견수 이용규(32·한화), 우익수 민병헌을 주전으로 염두에 둔 김 감독의 외야 구상도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스타팅 멤버를 못 박아 두기보단 손아섭을 포함한 네 선수를 그날 컨디션에 따라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7-4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오른 원종현(30·NC)이 1이닝 동안 2실점했지만 추가 실점을 막으면서 승리를 지켰다. 1차전에서 1-6으로 패한 뒤 2차전에서도 한국에 진 쿠바 대표팀의 카를로스 마르티 감독은 “박석민(32·NC·3타수 1안타)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한국은 수준 높은 선수를 많이 데리고 있었고 멀리 치는 타격을 하는 팀이었다. 쿠바와 한국의 전력은 비슷했다”고 말했다. 3회에 먼저 2실점한 한국은 6회까지 1-3으로 끌려갔으나 7회 무사 1, 3루에서 터진 박석민의 결승 2루타로 4-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날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도 여럿 경기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손아섭은 2015시즌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으나 그를 데려가려는 구단이 나오지 않았다. 손아섭은 “내가 스카우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대회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강하다는 것을 보이는 대회다”며 “개인적으로는 강한 투수들과 상대해 보며 나 자신을 시험해 보는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손아섭#월드베이스볼클래식#쿠바 평가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