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야수비 걱정 지워가는 대표팀, 흐뭇한 김인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27일 05시 30분


WBC 대표팀 김재호-서건창(오른쪽). 스포츠동아DB
WBC 대표팀 김재호-서건창(오른쪽). 스포츠동아DB
내야수비는 김인식(70) WBC 대표팀 감독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대표팀의 터줏대감으로 불리던 2루수 정근우(35·한화)가 빠진 터라 더욱 그랬다. 안정된 풋워크와 한 박자 빠른 송구동작 등은 더블플레이 상황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를 좌우할 수 있기에 그 중요성이 큰데, 김 감독도 “수비는 미세한 동작 하나에 따라 차이가 크다. 정근우가 잘했던 부분이 바로 그것이다”며 “내야수들이 조금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수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대표팀의 주전 키스톤 콤비로 나설 것이 유력한 2루수 서건창(28·넥센)과 유격수 김재호(32·두산)의 어깨가 무거웠다. 이들은 내야수비의 핵심이다. 보이지 않는 실수 하나에 승부가 갈리는 국제대회의 특성상 엄청난 부담을 짊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최소화한 데는 주장 김재호의 역할이 컸다. 김 감독은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 평가전에 앞서 “내야수비가 걱정이었는데, 김재호가 정말 잘해주고 있다”며 “2년 전 프리미어12 때보다 실력이 늘었다. 굉장히 어려운 타구도 잘 잡아서 플레이를 이어간다. 오키나와 전지훈련 초반에는 걱정이 컸는데, 내야가 점차 탄탄해지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김재호는 “수비라도 잘해야죠”라며 웃었다.

WBC 대표팀 허경민. 스포츠동아DB
WBC 대표팀 허경민. 스포츠동아DB

키스톤 콤비 뿐만이 아니다. 쿠바와 2경기에 모두 3루수로 선발출장한 허경민(27·두산)도 여러 차례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이며 눈도장을 받았다. 26일에는 4회 프랑크 모레혼의 숏바운드 타구를 잡아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요리하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발목이 좋지 않은 김재호를 대신해 유격수로 선발출장한 김하성(22·넥센)의 수비도 안정적이었다. 전날(25일) 8회 실책을 저지른 아픔을 깨끗이 씻어냈다. 강견을 앞세운 송구는 마치 일본대표팀 주전 유격수 사카모토 하야토(28·요미우리)를 연상케 했다. 주전은 물론 백업자원까지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하며 고민을 지워가고 있다. “투수와 수비의 합이 맞아야 승리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다. 수비는 변수가 아닌 상수가 돼야 한다”던 김재호의 말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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