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최대교역국 자리 中이 차지… 美는 프랑스 이어 3위로 밀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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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中 작년 교역총액 204조원… EU도 中과 관계개선에 긍정적

지난해 중국이 미국을 밀어내고 독일의 최대 교역국 자리를 빼앗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위협이 제기된 와중에 나온 이번 통계를 반기는 분위기다. 미국 의존도를 낮추는 무역 다변화의 전조이기 때문이다.

24일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과 중국의 교역 총액은 약 1700억 유로(약 204조 원)였다. 2015년 1위였던 미국은 1650억 유로(약 198조 원)로 프랑스에 이어 3위로 밀렸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수출을 늘리기 위해 환율을 조작하는) 독일을 상대로 수입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협박하는 트럼프 정부에 맞서 세계 자유무역을 지켜야 하는 독일로서는 아주 반가운 무역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독일과 중국은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중국의 독일 산업로봇 제조회사 쿠카 인수에 따른 기술 유출 논란, 중국의 자국 내 외국 기업에 대한 지나친 규제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하지만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 당선 이후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독일과 중국 모두 과도한 미국 무역 적자 상황에 대한 시정조치를 요구받는 ‘동병상련’ 신세가 됐다.

때마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1월 다보스 포럼에서 자유무역과 세계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히면서 ‘자유무역 수호’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독일의 BGA 무역연합은 로이터에 “트럼프의 보호주의 계획은 독일과 중국의 무역 관계를 훨씬 더 강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도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주의를 추구할 경우 (독일을 비롯한) 유럽연합(EU)은 경제 정책 방향을 아시아로 재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U도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분위기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무역사무관은 7일 EU-중국 사업 콘퍼런스에서 “EU는 전 세계 보호주의에 맞서 싸우기 위해 중국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매년 7월에 개최되던 중-EU 정상회담도 올해 4, 5월로 앞당기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유럽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을 가로막는 중국의 규제들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말름스트룀 사무관은 “올해 우리의 도전 과제는 시 주석이 말한 것을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EU-중국 간 투자협약을 위해 필요한 절대적 우선순위는 중국의 시장 접근 조건을 개선하고 확대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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