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선물하는 달서구 대학생드림봉사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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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청소년 찾아 멘토 역할 10년간 1284명 가르치고 고민 상담
개인교습-컴퓨터 자격증 준비 도와… 입소문 나며 다문화가정으로 확대

대구 달서구 대학생드림봉사단이 25일 달서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워크숍을 마친 뒤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달서구 제공
대구 달서구 대학생드림봉사단이 25일 달서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워크숍을 마친 뒤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달서구 제공
영남대 식품영양학과 4학년 최다영 씨(22·여)는 지난해 3월 초등학생 제자가 생겼다. 평소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나누고 싶었던 최 씨는 대구 달서구 행복나눔센터의 문을 두드려 아이들을 가르치는 대학생드림봉사단원이 됐다. 센터에서는 2년 전 홀아버지마저 숨지고 큰아버지와 사는 다은이(가명·9)를 소개해줬다. 다은이는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인지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서툴렀고 소극적이었다. 공부에 흥미가 적고 기분이 나쁘면 욕을 하는 버릇도 있었다. 최 씨는 “부담스러워하는 학습보다 놀이 위주로 시작했다”며 “동요를 같이 들으며 좋아하는 색칠과 색종이 접기로 친해졌다”고 말했다.

다은이는 최 씨에게 마음을 열면서 조금씩 달라졌다. 처음에는 주말 약속시간을 어기는 일이 많았지만 지금은 마중을 나올 정도가 됐다. 다은이가 먼저 받아쓰기와 구구단 외우기 같은 공부를 하고 싶어 한다. 최 씨는 “다은이 글쓰기 실력이 부쩍 늘었다”며 “가진 것과 정을 나누면서 나 자신이 성장하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방과 후 교육은 언감생심이던 청소년, 아동을 돕기 위해 만든 달서구의 대학생드림봉사단이 10년째를 맞았다. 2007년 자원봉사자(멘토)와 저소득 가정 어린이(멘티)를 44명씩 처음 연결했고 최근까지 1284명이 혜택을 받았다. 한 달에 2∼4회 가정을 찾아가 아이들과 웃음과 행복을 나눈다. 동 주민센터가 대상 가정을 추천하면 행복나눔센터가 희망 분야에 따라 대학생 멘토를 연결해준다.

대학생이 공부를 가르쳐주고 고민 상담도 해준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에서 다문화 및 새터민 가정으로까지 확대됐다. 교육도 부족한 교과목을 가르치는 것뿐만 아니라 요리 및 문화 체험, 컴퓨터 자격증 준비까지 돕는다. 대학생이 된 일부 ‘제자’는 고마운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돌려주겠다며 봉사단원이 됐다.

2013년부터 봉사에 참여한 영남대 지역 및 복지행정학과 졸업생 이윤지 씨(24·여)는 봉사단원 후배 10여 명을 돕는 코디네이터(상담원)로 활동 분야를 넓혔다. 이 씨는 “봉사하면서 아이들을 통해 배우는 게 더 많은 것 같다”며 “현장 경험을 살려서 사회복지 분야 취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처럼 3년 이상 봉사를 이어가는 단원도 20명이 넘는다.

달서구는 25일 올해 사업을 설명하고 우수 사례를 공유하는 워크숍을 열었다. 대학생 70명이 참여해 1년 이상 봉사를 이어온 코디네이터의 도움을 받아 상담 방법 및 기초 학습 준비를 마쳤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대학생드림봉사단의 활동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의 소중한 꿈과 희망을 키워주고 있다”며 “사업 대상을 넓히고 참여가 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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