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표팀 불펜, 좌우 필승카드 ‘이현승·심창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25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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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대표팀 이현승-심창민(오른쪽). 스포츠동아DB
WBC대표팀 이현승-심창민(오른쪽). 스포츠동아DB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의 걱정은 아무래도 투수진이다. KBO리그 최고의 타자들로 구성한 타선은 부족한 실전감각만 빨리 끌어올린다면, 어느 팀에도 밀릴 게 없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마운드는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져있다.

이를 타파할 수 있는 게 효율적인 마운드 운용이다. 대표팀엔 2006년 1회 대회 당시 투수코치로 투구수 제한이 있는 WBC에 최적화된 불펜 기용을 정립한 선동열 투수코치가 있다. 그는 2015년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대회에서도 작두를 탄 듯 투수교체 타이밍을 가져갔다. 김인식 감독 역시 선 코치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대표팀의 투수교체 전략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라운드엔 한 투수가 최대 65개밖에 못 던지기 때문에 긴 이닝을 맡기 힘든 선발 뒤에 나설 2번째 투수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그러나 2번째 투수만큼이나 중요한 지점이 있다. 바로 결정적 상황에서 상대의 좌·우 타자 유형에 따른 교체다.

대표팀의 오키나와 캠프에선 왼손과 오른손 상대 필승카드가 한 명씩 확정된 분위기다. 프리미어12 당시 대표팀 마무리투수 역할을 한 좌완 이현승(두산)과 이번 대회에서 몰라보게 성장한 오른손 사이드암 심창민(삼성)이다.

이현승은 22일 요코하마와의 연습경기에서 첫 실전을 치렀는데 예정된 1이닝을 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 그것도 공 9개로 마쳤다. 심창민은 19일 요미우리전 1.1이닝 3탈삼진 무실점에 이어 22일 요코하마전에서도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2명 모두 퍼펙트 피칭이었다.

대표팀 김인식 감독 역시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는 요코하마전 이후 “그런대로 투수들이 잘 해주고 있다. 상대를 고려해서 대결해봐야 한다”며 “오늘 2명의 투수가 정말 잘 던졌다. 이현승과 심창민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현승의 경우, 좋은 컨트롤과 좋은 변화구가 있었다며 만족해했다. 생애 첫 대표팀 발탁이었던 2015년 프리미어12 때 5경기(2.2이닝)에 나와 2세이브 방어율 0.00을 기록한 관록을 또 한 번 이어나갔다. 또한 심창민에 대해선 “작년까지만 해도 딱딱했던 투구폼이 부드러워진 게 눈에 띈다. 밸런스가 좋아졌다”며 변화가 확실하다고 칭찬했다. 심창민도 프리미어12 당시 처음 대표팀에 뽑혀 2경기(2이닝) 방어율 0.00을 기록했다.

경기 중후반 위기에서 상대의 강한 좌우 타자에 낼 투수를 찾은 건 큰 수확이다. 여기에 오른손 사이드암 원종현도 요미우리전에서 1이닝을 공 12개로 삼진 1개 포함 삼자범퇴로 막는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대표팀 마무리는 메이저리그 정상급 클로저로 올라선 오승환(세인트루이스)으로 확정이 돼있다. 김 감독은 “뒤는 무조건 오승환이다. 9회 이전 조기투입도 가능하다”며 신뢰를 보냈다. 대표팀이 차츰 위용을 드러내는 투수진에 대한 근심을 조금씩 덜어내고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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