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3D낸드·OLED’ 산업 중심축 이동

  • 동아경제
  • 입력 2017년 2월 24일 0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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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 경제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 주요 산업의 흥망이 좌우되면서 기간산업에 따른 도시 경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직장이 가까운 집을 선호하는 직주근접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해당 도시의 핵심 산업 동향에 따라 주거 수요, 부동산 시장도 좌지우지 되고 있다.

최근 산업 동향을 살펴보면 조선·해운산업은 위축되고 3D낸드(NAN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D낸드와 OLED 분야에 최대 규모의 설비투자가 올해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해 약 14조7000억 원의 투자금이 들어갔으며, 올해는 18조2000억 원이 투자돼 전년 대비 24% 증가할 전망이다.

이러한 산업 동향에 따라 부동산 시장도 변화하고 있다. 조선·해운산업이 위축되자 경남과 울산의 전입인구는 마이너스로 돌아섰으며, 조선·해운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거제, 울산, 포항 등의 아파트 매매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거제도 조선소
거제도 조선소
반면 삼성전자가 대규모 3D낸드 공장을 짓고 있는 평택시는 인구가 증가하고 아파트 분양가가 증가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평택시의 인구는 지난 2000년 35만9073명에서 2016년 47만832명으로 늘었으며, 최근 평택시가 발표한 ‘2035 평택도시기본 계획 수립(안)’에 따르면 오는 2035년에는 12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택시의 아파트 분양가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 2014년 4월 평택 소사벌지구에 분양한 '평택 소사벌 우미린 센트럴파크'의 전용 84㎡ 분양가는 2억8970만 원이었으나 지난해 11월 평택 세교지구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평택 3차' 전용 84㎡ 분양가는 3억3160만 원으로 약 4000만 원가량 상승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17조 원을 투자해 평택 반도체 공장을 완공시킬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3D낸드 월 120만장, 플렉시블OLED 월 90만장의 생산능력을 구축할 예정이며, 올 하반기 64단 3D낸드 양산을 추진 중이다.

LG전자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장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전자 평택 사업장에 있는 LG전자 소재, 생산 기술원은 지난해 말 OLED 증착 장비, 증착 소스 개발 등 진공 증착 장비 개발과 관련한 경력직 채용공고를 냈다.

업계에서는 최근 활기를 띠고 있는 화장품(오창, 오송, 청주 등), 바이오시밀러(송도, 오송 등) 산업 배후지역도 주목해 볼만하다고 추천한다.

봄 분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이들 배후 산업단지를 끼고 있는 도시들도 분양 채비를 갖추고 있다. 반도체, OLED 생산기지로 주목 받고 있는 평택에서는 ‘평택 비전 레이크 푸르지오’가 올해 첫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소병길 위너스에셋 대표는 “산업단지 배후수요만 검토하던 시대는 지났다. 산업별 경기변화가 심해지면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산업 기반의 도시들은 인구유출 뿐만 아니라 경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며 “부동산 취득 시 배후수요를 따지는 것은 기본이며, 조선·해운 산업의 교훈으로 도시별 산업종류에 대한 꼼꼼한 분석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정우룡 동아닷컴 기자 wr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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