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에 강한 이상화, 2013년 세계기록 땐 지독한 몸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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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 권욱선 평창조직위 매니저 “평창서 맞는 내년 생일엔 꼭 웃자”

‘빙속 여제’ 이상화(오른쪽)와 ‘절친’ 권욱선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매니저. 권욱선 매니저 제공
‘빙속 여제’ 이상화(오른쪽)와 ‘절친’ 권욱선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매니저. 권욱선 매니저 제공
“(이)상화는 아프거나 심적 부담을 많이 받을 때 오히려 진가를 보여줘요. 평창 겨울올림픽도 걱정 없을 거라고 믿어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빙상베뉴운영부에 근무하는 권욱선 매니저는 ‘빙속 여제’ 이상화(28·스포츠토토)와 막역한 친구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 단거리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이상화와 전국 1, 2위를 놓고 경쟁하다 친해져 지금까지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권 매니저는 “중학교 1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 훈련을 같이 했다. 밤에 서로의 꿈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그때 상화는 ‘스무 살이 넘으면 세계 챔피언이 되겠다’고 말했는데 정말 되더라. 목표를 세우면 꼭 해내려고 노력한다. 마인드컨트롤은 타고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화가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도 놀랐지만 2013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에서 36초36의 세계 신기록을 세울 때는 ‘사람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놀랐다고 했다. 권 매니저는 “당시 상화가 정말 독한 감기 몸살에 걸렸다. 그래서 ‘괜찮겠니?’라고 물었는데 ‘보여줄게’라는 답이 왔다. 설마 했는데 정말 세계 기록을 세우더라”며 “그 이후론 상화에게 ‘괜찮아?’ ‘힘들지?’라는 말을 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지독한 부상에 시달리던 이상화는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 오른쪽 종아리 부상 후유증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권 매니저는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상화는 지금 똑바로 서 있는 것도 힘든 상태다. 계단도 종아리 통증 때문에 힘들게 올라갈 정도”라며 “그런데도 경기장에서는 절뚝임 없이 경기에 집중하는 것을 보면 정말 ‘프로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25일은 이상화의 생일이다. 이번 생일도 축하하지만 1년 뒤 2월 25일이 이상화 생애 최고의 생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8년 2월 25일은 평창 올림픽 마지막 날이다. 금메달을 따고 폐회식에서 환하게 웃는 이상화의 모습이 보고 싶다고 권 매니저는 말한다.

“상화야. 생일 축하하고 너는 평생 최고의 친구야. 내년 생일에 우리 웃자.”
 
삿포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빙속 여제#이상화#권욱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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