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롯데 ‘사드부지 맞교환’ 27일 결론… ‘국가안보와 직결’ 최종 승인할듯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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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상사 이사회 비공개 진행… “결정 나오는대로 공식입장 밝힐것”

롯데상사가 이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경북 성주 롯데스카이힐컨트리클럽(성주골프장)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로 제공하는 방안을 최종 승인할 예정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이달 3일 첫 이사회를 연 이후 24일 만이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는 이번 이사회에서 성주골프장을 경기 남양주의 군용지와 맞교환하기로 한 국방부와의 협의를 최종 마무리할 예정이다. 롯데는 ‘국가 안보와 관련된 일이므로 타당성 검증 후에 최종적으로 부지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여러 차례 입장을 밝혀왔다.

최근 이사회 승인을 앞두고 중국 언론들이 연일 경고 수위를 높이자 롯데는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조용한 가운데 승인 과정을 진행해 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23일 “롯데상사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이 나오면 공식적인 우리의 입장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이사회 일정 자체도 비공개라며 감추고 있다. 롯데는 사드 배치 여부에 대한 결정권이 없는데, 마치 롯데가 ‘키’를 쥐고 있는 것처럼 중국 언론이 비판해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사회의 최종 승인이 막판에 3월로 미뤄진다면 이런 배경이 가장 큰 압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추(環球)시보는 21일 “롯데가 입장을 바꿀 수 없다면 중국을 떠나야 한다. 롯데의 면세점 수입을 비롯한 영업 전망이 점점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1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롯데그룹이) 지역 관계를 격화시킬 수 있는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정부와 땅을 교환하는 협상에 임한 것뿐인데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해 10월 성주골프장을 사드 배치 지역으로 최종 결정했고, 이어 11월 16일 국방부와 성주골프장의 소유주인 롯데상사는 골프장과 남양주의 군용지를 맞교환하기로 협의했다. 양측은 두 토지에 대한 감정 평가를 실시했고, 롯데 측에서 이사회를 열어 최종 감정평가액을 승인하기로 한 상태다.

롯데가 배임 논란을 피하기 위해 감정평가액을 두고 타당성을 평가하는 사이 중국 정부는 롯데에 꾸준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해 11월 롯데가 국방부와 토지 교환 협의를 하자마자 중국 정부는 현지 롯데그룹의 150여 개 사업장에 대한 세무조사와 소방 점검, 위생 점검에 나섰다. 롯데는 중국 내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자 일부 사업의 구조조정을 고려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베이징(北京) 일대 롯데슈퍼 3곳의 문을 닫기로 했다. 롯데가 사드 부지 제공을 최종 승인하면 보복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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