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m 3시간 뒤 팀 추월도 우승 ‘철인 이승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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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바늘 꿰맨 실밥도 안 풀고 출전… 5000m 이어 대회 한국 첫 3관왕
김보름도 여자 5000m서 금메달… 한국 金 6개 추가 메달 순위 1위 탈환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 m에서 금메달을 딴 이승훈이 경기 후 숨을 고르고 있다. 아사히신문 제공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 m에서 금메달을 딴 이승훈이 경기 후 숨을 고르고 있다. 아사히신문 제공
객관적으로는 괜찮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괜찮다”고 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한국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이승훈(29·대한항공)이 완전치 않은 몸 상태로 출전한 아시아경기에서 3관왕에 올랐다. 이승훈은 22일 일본 홋카이도 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 남자 1만 m에서 13분18초56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약 3시간 뒤 출전한 남자 팀 추월 결선에서는 주형준(26·동두천시청)-김민석(18·평촌고)과 금메달을 합작했다. 20일 남자 5000m 우승 후 두 번째와 세 번째 금메달이자 한국 선수로는 대회 첫 3관왕이다.

이승훈과 쇼트트랙 대표팀의 맹활약 속에 한국 선수단은 이날 걸린 9개의 금메달 가운데 6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한국은 금메달 12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7개로 메달 순위 1위를 탈환했다. 개최국 일본이 금메달 10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3개로 2위다.

이승훈은 현재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이달 10일 강릉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팀 추월 경기 도중 자신의 스케이트 날에 오른쪽 정강이 부분을 베이는 부상을 당했다. 8바늘이나 꿰매는 큰 부상이었다.

이승훈은 실밥도 풀지 않은 채 아시아경기 출전을 강행했다. “후배들에게 미안해서 가만있을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온전치 않은 몸으로 개막식에서 한국 선수단 기수까지 맡았다.

1만 m에서 금메달을 딴 뒤 이승훈은 “가장 걱정했던 1만 m에서 금메달을 따서 기분 좋다”며 “무엇보다 태극기가 일장기 사이에서 올라가 기분이 좋았다. 다만 후배들이 옆에 섰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그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 종목 은메달과 동메달은 일본 선수가 차지해 시상식에서는 태극기 양옆으로 일장기가 올라가는 장면이 연출됐다.

여자 장거리 간판 김보름(24·강원도청)도 같은 날 여자 5000m에서 7분12초58의 기록으로 대회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20일 여자 3000m 은메달, 21일 여자 팀 추월 은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 3번째 메달이다.

이승훈과 김보름은 23일 남녀 매스스타트에 출전해 또 하나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2011년 알마티 아시아경기에서 대회 3관왕(남자 5000m, 1만 m, 매스스타트)에 올랐던 이승훈이 매스스타트에서도 금메달을 따면 한국 선수로는 겨울아시아경기 사상 첫 4관왕의 주인공이 된다.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경북체육회)은 준결승에서 카자흐스탄을 15-3으로 크게 이기고 결승에 올라 24일 중국과 우승을 다툰다. 컬링 대표팀은 2007년 창춘 대회 이후 10년 만의 겨울아시아경기 금메달에 도전한다.

스키 알파인 남자 대회전에 출전한 김현태(27·울산스키협회)는 은메달을 획득했고, 함께 출전한 정동현(29·하이원)은 4위에 올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스피드스케이팅#이승훈#김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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