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문주현]원자력을 보는 시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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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현 동국대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
문주현 동국대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
원자력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원자력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점은 애써 무시하고,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면을 들춰내 깎아내린다. 그들은 자연재해가 유독 원자력발전소만 피해를 입힌다고 생각한다. 다른 어떤 구조물보다 튼튼한 원자력발전소를 자연재해에 가장 취약한 구조물처럼 만들어 놓는다. 그러고는 엄청난 비용이 드는 안전대책을 요구한다.

그들은 신재생 에너지를 애틋하게 바라본다. 신재생 에너지가 가진 기술적 한계와 환경 부담은 애써 무시하고,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면을 들춰내 신재생 에너지를 감싼다. 신재생에너지발전소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음, 자연환경 훼손 등 각종 환경 문제에는 눈과 귀를 닫는다.

원자력발전소는 정말 자연재해에 취약할까. 자연재해에 대비하여 원자력발전소만 보강하면 우리는 안전할까. 우리나라 원자력안전법은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전에 부지 조사를 하고, 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원자력발전소가 각종 자연재해로 인한 최대 잠재 위협에도 견디게 설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규모 5.8의 경주 지진은 물론이고 그보다 큰 규모의 지진이 와도 충분히 견딜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오래된 학교와 아파트를 비롯해 내진설계가 제대로 안 된 다중이용시설이다. 지진이 왔을 때 인명 피해를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이 건물 붕괴와 함께 화재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정작 이런 중요한 것은 간과한 채 안전대책을 만든다고 부산을 떤다.

국가 에너지 수급정책은 국가의 미래와 국민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항이다. 어느 한쪽에 치우친 주장과 편견을 바탕으로 세워서는 안 된다. 100년 앞을 내다보고, 그것이 국가 경제와 국민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히 분석하고, 그 정책이 실현가능한지를 따져본 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2015년 채택되고 2016년 11월 4일 발효된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우리나라는 온실가스를 2030년 배출전망치 대비 37%를 저감해야 한다. 우리는 국가 경제에 미치는 부담을 최소화하며 지구 환경을 보전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떠안게 된 것이다. 원자력이 그 해답을 찾는 데 열쇠가 될 것이다.

문주현 동국대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
#원자력#신재생 에너지#원자력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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