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사장님, 외부 벤처 생태계와 교류하고 있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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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은 점진적이고 누적적인 형태로 발전하다가 특정 시점에서 불연속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맞아 진일보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불연속적 기술 변화는 기존 기술의 경쟁력을 와해시키고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발전시킨다.

한때 산업의 선도 기업이었다 몰락한 기업들의 특징은 변두리에서부터 시작한 이런 기술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이 자신의 경쟁우위를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최고경영자(CEO)가 불연속적 기술 변화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경영자의 인지 체계는 기존 경쟁구도 및 고객, 기존 협력업체 등 이미 친숙한 정보 원천에 편중돼 있다.

그렇다면 불연속적 기술 변화에 대해 경영자의 관심과 주의를 높이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핀란드 알토대 연구팀은 미국의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대기업을 대상으로 실증적 연구를 실시했다. 1989∼2000년 사이 이 기업들의 사업보고서 전체를 분석해 불연속적 기술 변화와 관련된 핵심 단어들이 얼마나 자주 언급되는가를 측정했다.

연구자들은 특히 기업벤처캐피털을 통한 벤처 생태계와의 교류에 주목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업벤처캐피털을 통해 벤처 생태계의 다양한 주체들과 활발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기업일수록 CEO가 불연속적 기술 변화를 더 빠르게 감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 생태계와의 교류를 통해 CEO는 기존 인지 체계에서 벗어난 다양한 관점과 정보를 접하게 되고 이를 통해 ‘혁신가의 딜레마’를 벗어날 수 있는 창의적인 대안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 특히 불연속적 기술 변화는 조직 관성에서 자유로운 벤처 기업이 주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벤처 생태계와의 교류는 CEO가 이러한 변화를 더 빨리 감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기존의 경쟁우위를 와해시키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조직 내부 인력 만으로 맞서기는 힘들다. 따라서 이러한 외부 벤처 생태계의 변화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강신형 KAIST 경영공학 박사 davidkang@kaist.business.edu
#ceo#4차 산업혁명#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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