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피플] 전북 김진수 “최 감독님 현역 때보다 더 많은 어시스트 자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23일 05시 45분


최근 전북 완주군의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전북현대 새내기 김진수는 “아쉬움은 있어도 후회는 없다”며 독일 호펜하임에서의 2년을 되돌아보며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새 시전 전북의 우승을 위해 자신을 불사르겠다고 다짐했다. 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최근 전북 완주군의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전북현대 새내기 김진수는 “아쉬움은 있어도 후회는 없다”며 독일 호펜하임에서의 2년을 되돌아보며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새 시전 전북의 우승을 위해 자신을 불사르겠다고 다짐했다. 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K리그서 새 출발하는 전북 김 진 수

독일에서의 마지막 1년, 아쉽지만 후회 없어
한국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안주할 틈 없다


“아쉬움은 있어도 후회는 없다. 새로운 출발선에서 다시 일어선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전북현대는 최근 수년 동안 큰 폭의 선수단 리빌딩을 단행해왔다. 사실상 베스트 라인업의 절반 이상이 바뀔 때도 있었다. 그러나 2017시즌에 대비한 행보는 평소와 달랐다. 기존의 틀을 최대한 유지하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 꼭 필요한 포지션만 보강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대형 영입도 있었다. 호펜하임(독일)에서 활약하던 ‘검증된’ 국가대표 측면 수비수 김진수(25)가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2014년 여름부터 지난해 12월까지의 독일생활은 기쁨보다는 대개 기다림으로 점철된 시간이었다. 2년 반 동안 30여경기에 불과한 적은 출전횟수에 애를 태울 때가 많았다. 일부에선 ‘실패자’, ‘낙오자’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전북 완주군의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김진수는 고개를 저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시간은 아니었다. 후회가 없다. 부족한 출전이나마 감사히 받아들였고, 뛰지 못할 때도 몸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려고 온 힘을 쏟았다. 아쉬움은 남을지언정, 나만의 경쟁력을 보여줬다고 자부한다.” 2012년부터 쉼 없이, 또 부지런히 달려온 그의 표정은 결코 어둡지 않았다.

-K리그행이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텐데.

“독일에서의 마지막 1년은 거의 뛰지 못했다. 그런데도 항상 피곤했다. 정신적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안정이 필요했다. 축구 안팎으로 많이 지쳐있었다. 지난해 말 전북에서 나를 원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주저하지 않았다. ‘(계약까지) 길게 시간을 끌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호펜하임에서의 막바지 시간이 아주 불편했다.

“상황을 타개하려는 노력을 정말 많이 했다. (호펜하임) 감독과도 여러 차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계속 나를 어필했고, 출전을 요구했다. 훈련장에서도 늘 최선을 다했다. 그럼에도 바뀌지 않았다. (주변 이야기와 달리) 적응에 실패한 것도 아니다. 기죽을 필요가 없다.”

김진수는 전북으로 이적하며 ‘아시아 정상 재도전에 힘을 보탰으면 한다’는 각오를 다진 바 있다. 그런데 전북의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은 불발됐다. 아쉽지는 않을까. 그의 대답은 분명했다. “상황 자체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오히려 뜻하지 않은 외부에서의 비난이 더 당황스러웠고 털어놓았다. 그의 SNS 계정이 비난과 조롱으로 뒤덮였다. 물론 크게 신경 쓰진 않는다. 비난조차 ‘관심’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받아들인다.

전북현대 김진수. 사진제공|전북현대
전북현대 김진수. 사진제공|전북현대

-전북에서의 느낌은 어떤가.

“당연히 전북은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다. 이곳에 왔을 때 그 느낌을 확인했다. 왜 우리가 우승권에 있는지, 유독 많은 질시를 받는지 알게 됐다. 전북은 우승팀만의 DNA와 분위기가 있다. 축구선수라면 모두가 아는 느낌이다. 공기가 다르다. 훈련 준비 때부터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

-벤치에서 공격 주문이 많을 텐데.

“예전에는 플레이메이커가 전체 경기를 풀어나갔다면, 지금은 측면에서의 기능과 역할이 중요하다. 압박부터 측면에서 시작된다. 측면에서 얼마나 많은 볼이 투입되는지에 따라 경기의 질과 양상이 바뀔 수 있다. 공격 돌파와 슛 찬스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려고 한다. 물론 좀더 채워야 할 부분이 많다. 과거 내가 속한 팀들과 달리, 전북은 먼저 치고 들어가고 상대의 밀착수비를 겪는다. 전혀 달라진 팀 컬러에 익숙해져야 한다.”

-경기력에는 지장이 없는지.

“어차피 이곳에선 새내기다. 잔디 상태부터 볼 성향까지 전부를 익혀야 한다. 유럽과 한국 그라운드는 차이가 있다. 몸 상태는 전혀 나쁘지 않다. 전북에서 훈련하면 마치 대표팀이 아니냐는 기분을 느낄 정도다. 한국 최고의 선수들이 함께 땀 흘리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데 안주할 틈이 없다.”

-전북에선 측면 수혈로 화력이 훨씬 강해졌다고 보는데.

“틈이 날 때마다 크로스 연습을 하고 있다. 슬쩍 곁눈질만 해도 문전 한복판에 거인(김신욱)이 보이니까 볼 배급이 쉽다. 얻는 것이 정말 많다. 무리하게 당장 욕심내기보다는 경기력을 조금씩 끌어올려 우리 동료, 벤치에 확신을 주고 싶다. 감독님(최강희)이 현역 시절 풀백으로 출전해 5골·7도움을 올리셨다고 들었다. 내가 그렇게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릴지는 몰라도 어시스트는 더 많이 올릴 수 있다.”

-성공에 대한 열망이 강하지 않나.

“전북이 거액의 이적료를 들여 이곳에 올 수 있었다. 그만큼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크다. 독일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지금의 시련이 계속되진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버텼다. 아예 경기를 결장해야 하는 느낌, 벤치에서 호출을 기다려야 하는 마음, 실전 투입의 소중함 등을 두루 경험했다. 나는 정말 단단해졌다. 몸도 마음도 충분히 건강하다.”

● 김진수

▲생년월일=1992년 6월 13일
▲키·몸무게=177cm·76kg
▲포지션=왼쪽 풀백(DF)
▲출신교=신갈고∼경희대
▲프로 경력=알비렉스 니가타(일본·2012년∼2014년 6월), 호펜하임(독일·2014년 6월∼2016년 12월), 전북현대(2017년 1월∼현재)
▲국가대표 경력=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금메달), 2015 년 호주아시안컵(2위)

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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