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못 먹고, 못 자는 대한민국의 고3…키 멈추고 운동부족 심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2일 14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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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못 먹고, 제대로 못 잔다. 운동도 못한다. 키는 멈췄고 몸무게는 조금 늘었다. 눈이 몹시 나쁘고 충치도 적잖이 있다. 대한민국 고등학생들의 평균적인 신체건강 상태다.

교육부는 22일 ‘2016년도 학생 건강검사 표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당국이 국내 초중고생들의 신체발달 상황과 건강생활, 주요 질환을 알아보기 위해 매년 실시하는 조사다. 올해는 전국 765개 표본학교 학생 8만2883명의 신체발달상황·건강조사 결과와 초등학교 1·4학년, 중·고교 1학년 학생 2만7671명의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최근 3년간 국내 고등학생의 키는 남녀모두 정체상태로, 10년 전 보다 오히려 작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3 남학생의 평균 키는 3년째 173.5㎝로 2006년 174.0㎝보다 줄었다. 고3 여학생 역시 평균 키가 3년째 160.9㎝로, 2006년 161.1㎝보다 줄어들었다.

다만, 남녀 초등학생과 남자 중학생의 키는 꾸준히 커져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의 키는 152.1㎝, 여학생의 키는 152.3㎝를 기록했다. 10년 전보다 각각 1.3㎝, 2.1㎝ 씩 커진 것이다. 중3 남학생의 평균 키는 170㎝로 10년 전 보다 1.3㎝ 커졌다.

체중은 전 연령대에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남학생의 평균 몸무게는 초등학교 6학년이 48.2㎏, 중3이 63.7㎏ 고3이 70㎏이었다. 여학생은 초6이 45.5㎏, 중3이 54.4㎏, 고3이 57.2㎏로 집계됐다. 전체 학생의 비만율은 16.5%로 9년 전인 2007년(11.6%)에 비해 4.9%포인트 증가했다.

비만율에서 눈에 띄는 점은 도시보다 농어촌 학생들의 비만율이 높았다는 것이다. 이는 초중고 모두에서 동일하게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초등학교로 갈수록 도농 간 비만율 격차가 컸다. 비만율이 가장 높은 집단은 농어촌 지역에 사는 여고생들로, 비만율이 21.8%에 달해 전체 평균보다 5.3%포인트나 높았다.

한편, 학생들의 식습관과 운동·수면습관 등을 조사한 결과 학년이 올라갈수록 건강생활 수준이 크게 열악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아침 결식률’을 보면 초중고 단위로 올라갈수록 결식률이 4.2%→12.6%→16.8%로 높아졌다. ‘주 1회 이상 패스트푸드 섭취율’ 역시 초중고로 갈수록 64.4%→76.1%→77.9%로 증가했다. 반면, 우유와 채소, 과일 섭취율은 고등학교로 갈수록 크게 줄어드는 현상을 보였다.


운동부족도 심각했다. ‘주 3회 이상 숨이 차고 땀이 날 정도의 격렬한 운동을 한다’고 답한 학생은 초등학생은 57.7%였지만 중학생(35.8%), 고등학생(24.4%)으로 갈수록 크게 줄었다. 특히 여고생의 운동 부족이 매우 심각해 남고생은 35.6%가 주3일 이상 격렬한 운동을 한다고 답했지만, 여고생은 12.3%만이 그렇다고 답해 3분의 1수준에 그쳤다. 여고생은 수면부족도 심했다. ‘6시간 미만으로 잔다’는 응답이 절반이 넘는 53%에 달해 남고생(35.6%)보다 18%가량 높았다.

이 밖에 ‘하루 2시간 이상 인터넷과 게임을 한다’는 응답은 중학교 남학생(37.3%)에서 가장 높았고 ‘음란물이나 성인사이트에서 채팅한다’는 응답은 고등학교 남학생(9.3%)에서 가장 높아 10명 중 1명이 음란물이나 성인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건강검진 상 가장 큰 문제로 나타난 것은 시력이상(나안으로 0.7 이하)과 충치였다. 시력 이상 학생은 전체의 55.7%로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은 25.7% 수준이었지만 초4는 47.6%, 중1은 67.8%, 고1은 74.1%로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 충치를 가진 학생은 전체의 23.8%로 나타났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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