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친모-외조모가… 세살 여아 때려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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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안자 이틀간 회초리로 매질”… 의사 “얼굴부터 발목까지 멍투성이”

친엄마와 외할머니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세 살 난 딸이자 외손녀를 때려 숨지게 했다. 경기 이천경찰서는 21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폭행치사 혐의로 최모 씨(26·여)와 그의 어머니 신모 씨(50)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와 신 씨는 18일부터 이틀 동안 경기 이천시 부발읍 자신들이 사는 주택에서 딸이자 외손녀인 김모 양(3)을 나무 회초리와 플라스틱 훌라후프 조각으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다. 이들은 경찰에서 “(김 양이) 울면서 말을 듣지 않고 잠을 자지 않아 하루에 2시간씩 이틀간 번갈아가며 때렸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21일 오전 5시 10분경 김 양이 숨을 쉬지 않자 이천 시내 한 병원으로 옮겼다. 이들은 의사에게 “전날 아이가 열이 나 머리에 얼음찜질을 해주고 재웠는데 새벽에 보니 의식을 잃은 것 같아 병원에 데려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양은 병원에 오기 전 이미 숨진 상태였다. 담당의사는 김 양의 온몸에 난 멍 자국을 보고 폭행이 의심돼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김 양은 얼굴부터 발목까지 온몸에 멍투성이였다.

경찰은 이들을 추궁한 끝에 범행을 자백받아 이날 긴급체포했다. 범행에 사용된 회초리는 농촌에서 흔히 보는 나뭇가지를 꺾어 만든 것이었다.

조사 결과 최 씨는 김 양을 낳아 키우다 지난해 8월 이혼한 뒤 모친 신 씨가 재혼해 살고 있는 집에서 그 가족들과 함께 살아왔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달에도 김 양을 자주 때렸다는 주변 진술을 확보해 상습적 학대행위가 있었는지 추궁하고 있다.

경찰은 김 양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시신을 부검하는 한편 이들을 상대로 범죄동기 및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한편 경찰은 이날 의붓아들 A 군(8)을 때려 숨지게 한 계모 C 씨(29)를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C 씨는 18일 A 군이 친동생 B 양(5)을 괴롭혔다는 이유로 A 군의 배를 수차례 발로 차고 옷걸이로 때려 숨지게 했다.

이천=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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