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오키나와] 임창민의 18시간 여정과 남다른 자신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22일 05시 30분


WBC 대표팀 막차를 탄 임창민이 짐을 풀기가 무섭게 21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불펜마운드에 올랐다. 17일 임정우의 대체투수로 지목된 지 나흘만이다. 사진제공 | KBO
WBC 대표팀 막차를 탄 임창민이 짐을 풀기가 무섭게 21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불펜마운드에 올랐다. 17일 임정우의 대체투수로 지목된 지 나흘만이다. 사진제공 | KBO
NC 우완투수 임창민(32)은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가장 늦게 승선했다. 17일 몸 상태를 이유로 같은 오른손 불펜투수인 LG 임정우(26)의 교체가 결정되면서 예비엔트리 임창민의 합류가 결정됐다.

대표팀 합류 소식을 듣자마자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대표팀은 임창민의 ‘즉시 합류’를 요청했다. NC의 1차 캠프가 열린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대표팀 캠프가 열린 일본 오키나와까지 험난한 여정이 예상됐다. 임창민 본인 역시 “처음 든 생각이 ‘어떻게 가지?’였다”고 털어놨다.

대표팀 측에서 급하게 표를 구해 미국에서 한국까지 18시간에 이르는 여정이 펼쳐졌다. 투산에서 18일 아침 비행기로 출발한 임창민은 LA 공항을 거쳐, 19일 저녁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하룻밤을 보낸 뒤, 대표팀 휴식일인 20일 오후에 오키나와에 입성했다.

도착하자마자 급하게 대표팀 물품 일부를 지급받고, 스트레칭으로 지친 몸을 풀고 잠이 들었다. 임창민은 “그래도 한국과 가까운 곳으로 왔다. 2~3일이면 시차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며 웃었다. 이순철 코치도 “역시 젊어서 그런지 빨리 적응하는 것 같다. 어제도 제때 잘 잤다고 하더라”며 칭찬했다.

WBC 대표팀 임창민. 사진제공 | KBO
WBC 대표팀 임창민. 사진제공 | KBO

대표팀 선수들과 조우한 것도 21일 훈련에 앞서 집합했을 때가 처음이었다. 첫 번째 대표팀에서는 모르는 선수들이 많아 마치 ‘다른 팀’처럼 낯설기만 했지만, 이젠 친한 선수도 늘었다. 임창민은 “아직 유니폼은 못 받았는데 지급이 되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 미국에서 불펜피칭 8번, 라이브피칭 1번, 80개 정도까지 투구수를 끌어올리고 왔다”며 몸 상태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2015 프리미어12 이후 2번째 국제 대회다. 4경기서 2승, 3.2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활약했다. 임창민은 당시 경험한 중남미 선수들에 대한 특징을 떠올리며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유인구로 승부하는 패턴이 필요하다. 나도 구위로 던지는 투수는 아니다. 마운드에서 항상 ‘여기에 던져야겠다’는 생각으로 던진다”고 말했다.

합류 첫 날부터 모든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수비훈련에 이어 불펜피칭에서 35구를 던졌다. 선동열 투수코치도 “몸을 잘 만들었다”며 만족해했다. 처음 겪는 WBC 공인구가 다소 낯설었지만, 그는 “팀 동료인 (원)종현이가 오기 전에 살짝 알려줬다. 2~3번 정도면 감을 잡을 것 같다”며 웃었다.

불펜피칭 후 “이제야 대표팀에 온 것 같다”는 임창민은 “평소보다 15일 정도 앞당겨서 몸을 만들어야 하는 것 같다. 시즌 준비보다 갑자기 빨라졌지만, 상대가 내 몸 사정을 봐주지는 않는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오키나와(일본)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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