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오키나와] 김인식의 복심, 4년 전 WBC에서 답을 찾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22일 05시 30분


일본 오키나와서 훈련 중인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은 4년 전 2승1패를 기록하고도 득실차에서 1라운드 탈락한 실패를 마음에 새기고 설욕을 위해 더욱 철저히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일본 오키나와서 훈련 중인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은 4년 전 2승1패를 기록하고도 득실차에서 1라운드 탈락한 실패를 마음에 새기고 설욕을 위해 더욱 철저히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한국대표팀에 ‘설욕’의 무대다. 2006년 1회 대회 4강, 2009년 2회 대회 준우승에 빛나는 한국야구가 2013년 3회 대회 땐 1라운드 탈락이라는 굴욕을 맛봤기 때문이다. 1·2회 대회 사령탑이었던 김인식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다시 지휘봉을 잡았다. 김 감독은 4년 전 대회를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대회를 준비하는 세세한 측면에서 김 감독의 복심이 느껴진다.

한국 WBC 대표팀의 손아섭이 19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 셀룰러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미우리와의 연습경기에서 상대의 투구에 배트를 휘두르고 있다.
사진제공 | KBO
한국 WBC 대표팀의 손아섭이 19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 셀룰러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미우리와의 연습경기에서 상대의 투구에 배트를 휘두르고 있다. 사진제공 | KBO

● 150㎞대 강속구, 요미우리·요코하마전의 숨은 의도

19일 요미우리와 연습경기를 치른 대표팀은 22일 요코하마전으로 일본 오키나와 캠프를 마무리한다. 요미우리는 한국대표팀을 상대로 외국인투수 2명(마일스 미콜라스, 아르키메데스 카미네로)을 등판시켰다. 대표팀 입장에선 좋은 ‘교재’였다. WBC에서 상대해야 할 외국 투수들에 대한 적응력은 물론이고, 강속구를 볼 수 있었다. 특히 카미네로는 150㎞가 넘는 공을 너무나도 쉽게 던졌다. 한 달 가량 빨리 실전감각을 끌어올려야 하는 타자들로선 ‘극한의 환경’에 노출된 셈이었다.

김 감독은 “빠른 공을 눈으로 본 게 소득”이라며 4안타의 빈타에 허덕인 타선이 얻은 게 분명하다고 평했다. 또한 “한 번은 져보고, 한 번은 이겨봐야 한다. 지면서 무엇이 문제인지, 또 ‘이런 공을 쳐야하는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KBO가 굳이 일본 오키나와에 캠프를 차리고, 요미우리와 요코하마 등 일본 최고의 팀들과 연습경기를 잡은 이유는 분명하다. 지난 대회 땐 1라운드가 열린 대만에서 캠프를 열었는데, 이러한 경험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1차전 네덜란드전에서 4안타의 빈타에 허덕이며 0-5로 완패했다. 실전감각 부족은 1라운드 탈락의 결정적 이유였다.

대표팀은 요미우리와 요코하마 측에 외국인투수를 최대한 많이 등판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실제로 요코하마는 한국과 연습경기에 앞서 20일 열린 KIA전에 외국인투수를 1명도 등판시키지 않았다. 외국인투수들은 한국전 출격을 준비 중이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이 15일 일본 오키나와 우루마시 구시카와 야구장에서 공식훈련을 가졌다. WBC 대표팀 김인식 감독이 코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WBC 대표팀은 오는 22일까지 오키나와에서 훈련 및 연습경기를 치른뒤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오키나와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이 15일 일본 오키나와 우루마시 구시카와 야구장에서 공식훈련을 가졌다. WBC 대표팀 김인식 감독이 코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WBC 대표팀은 오는 22일까지 오키나와에서 훈련 및 연습경기를 치른뒤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오키나와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실점을 줄이는 디테일, 실패 반복하지 않는다!

타자들이 강속구를 보면서 빠르게 적응하는 사이, 코칭스태프도 대회요강을 숙지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 중이다. 4년 전 대회에서 1라운드에서 탈락한 건 TQB(Team’s Quality Balance) 때문이었다. (총득점/총이닝)-(총실점/총이닝)으로 동률 팀이 나올 경우 맞대결에서 총득점과 총실점의 차이로 순위를 결정했다.

이번 대회에서 2위 팀을 가르기 위한 단판승부, 타이브레이커 게임이 신설됐지만, 3팀이 맞물릴 경우엔 TQB 1위가 다음 라운드에 자동 진출한다. TQB를 고려한 득실 관리가 필요한 셈이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결국은 실점을 줄여야 한다. 요미우리전에서도 상대에 집중타를 허용한 게 문제였다. 또 상대가 우리 내야의 구멍을 뚫었다. 타구를 어디로 보내는지,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그게 중요하다”면서 “우린 그 구멍을 최소한으로 메워야 한다. 그날 경기에서도 수비 위치를 조정했는데 더욱 타이트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년 전 실패의 교훈은 대표팀을 강하게 단련시키고 있다. 오키나와에서 최적 상대를 찾은 맞춤 훈련, 그리고 철저한 전력분석을 토대로 한 코칭스태프의 대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오키나와(일본)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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