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고다이라 넘어야 평창金 보인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22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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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다이라 나오-이상화(오른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고다이라 나오-이상화(오른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질긴 라이벌이다. 이상화(28·스포츠토토)가 다시 한 번 고다이라 나오(31·일본)에게 발목이 잡혔다. 그는 21일 일본 홋카이도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2017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70을 기록해 37초39에 결승선을 통과한 고다이라에 패해 2위를 차지했다.

이상화는 이번 시즌 내내 고다이라를 넘지 못했다. 첫 번째 대회였던 2016~2017년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에서는 이상화가 38초47로 6위(고다이라 38초00·1위)를 차지하며 경쟁이라고 할 순 없지만, 월드컵 2차 대회(고다이라 1위 37초75, 이상화 2위 37초93)부터 1, 2위를 다투기 시작했다. 3차 대회는 감기몸살로 이상화가 출전하지 못했지만 고다이라는 37초69로 다시 한 번 최정상에 올랐고, 4차 대회에서는 이상화가 출전했지만 코너링 실수로 9위(38초33)로 떨어지면서 4연속 1위를 차지한 고다이라(37초69)와 간극이 벌어졌다. 2월 강릉에서 진행된 2017 스피드스케이팅세계종목별선수권에서도 1위는 37초13을 기록한 고다이라(2위 이상화·37초48)에게 돌아갔다. 아시안게임 역시 0.31초로 아깝게 정상 자리를 내줬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대표 이상화.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대표 이상화.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물론 이상화는 이번 시즌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종아리 근육이 찢어지면서 경기력에 악영향을 받았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이후 항상 1위였기 때문에 정상을 지켜야한다는 부담감도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

문제는 또 있다. 그동안 이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코너링이었다. 쇼트트랙을 병행했기 때문에 코너워크에 유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 시즌 유독 코너링 실수가 잦았다. 월드컵 4차 대회에서 코너를 돌다가 얼음에 스케이트날이 박히는 일이 발생해 9위로 밀렸고, 20일 출전한 아시안게임 여자 1000m에서도 코너링 도중 스케이트날이 미끄러지는 모습이었다. 좀처럼 나오지 않는 실수였기 때문에 스스로 인상을 찌푸렸다. 500m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스타트는 좋았지만 코너에서 몸이 흔들리면서 스피드가 급격히 줄었다.

일본 스피드스케이팅대표 고다이라 나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일본 스피드스케이팅대표 고다이라 나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반면 라이벌들의 성장은 무섭다. 고다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홀로 스피드스케이팅 강국 네덜란드로 넘어가 2년간 훈련하며 기량을 갈고닦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이번 시즌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이상화는 “중요한 건 평창올림픽이고 지금은 과정일 뿐이다. 누굴 이기기보다 내 자신과의 싸움을 이기겠다”며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지만 올림픽 3연패라는 큰 꿈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쟁자들을 이겨야한다.

이상화는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한 번 고다이라에게 패했지만 소득은 있었다. 부상으로 인해 파워를 발휘하지 못했던 스타트에서 예년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이날도 100m 랩타임이 10초44로 고다이라(10초52)보다 앞섰다. 앞으로 부상 관리와 경쟁에 대한 부담을 줄인다면 평창을 향한 위대한 도전을 할 수 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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