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우리만큼 으리으리해 요미우리 오키나와 훈련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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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의 전용 스프링캠프로 활용되는 셀룰러스타디움의 전경. 외야 잔디를 포함해 총 3만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작은 사진은 셀룰러스타디움 앞에 마련된 요미우리 기념품 판매대. 나하=강홍구 기자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의 전용 스프링캠프로 활용되는 셀룰러스타디움의 전경. 외야 잔디를 포함해 총 3만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작은 사진은 셀룰러스타디움 앞에 마련된 요미우리 기념품 판매대. 나하=강홍구 기자
연습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관중석에는 선수들의 타격 훈련을 보려는 팬 수백 명이 앉아 있었다. 팬들은 잠시나마 이쪽을 봐달라는 마음을 담아 좋아하는 선수의 이름을 목청껏 외쳤다. 야구장 밖도 선수 유니폼부터 각종 식음료를 파는 부스들로 일찌감치 장사진을 이뤘다. 웃고 떠드는 팬들의 행렬은 마치 정규시즌을 연상하게 했다.

경기 시간이 임박하자 야구장 내 1만5000개의 좌석 중 일부 진입을 통제한 구역을 제외한 1만여 석이 관중으로 가득 찼다. 일본 프로야구 최고 명문구단 요미우리의 스프링캠프 장소로 쓰이는 일본 오키나와 현 나하 시 ‘셀룰러스타디움’에서 19일 본 풍경이다.

이 야구장은 나하 시가 요미우리 전용 스프링캠프 구장으로 제공하기 위해 2010년 77억 엔(약 780억 원)을 들여 고쳐 지었다. 야구장 시설은 일본 구단의 스프링캠프 중에 최고로 꼽힌다. 국내 프로야구 정규 경기가 열리는 몇몇 구장보다도 훌륭했다. 주변에 육상트랙, 실내체육관 등의 시설도 마련돼 있다. 이날 연습경기를 위해 경기장을 찾은 김인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 또한 “외야에 좌석만 설치하면 당장 정규시즌도 치르겠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요미우리가 이곳에서 훈련하는 일수는 연간 20일 남짓이다. 올해에도 요미우리는 14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16일 동안 오키나와에 스프링캠프를 차릴 뿐이다. 단기간의 연례행사에 과도한 투자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자칫 야구장이 막대한 유지비용 탓에 적자에 허덕이는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다르다. 프로야구팀들이 전지훈련 캠프로 사용하지 않는 시기에 이 야구장은 사회인 야구 등에 개방돼 생활체육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일반인의 경우 시간당 3085∼4422엔(약 3만1000∼4만5000원)에 야구장을 빌릴 수 있다. 선수들의 훈련 구장은 감히 쳐다볼 수도 없는 국내 현실과는 사뭇 다르다.

요미우리를 비롯한 일본 프로야구단의 오키나와 전지훈련은 이 기간에 수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숙박업, 관광업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스프링캠프 투어를 보러 온 팬들은 주변 관광지로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14년 오키나와의 한 지역 연구소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스프링캠프가 오키나와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는 약 88억 엔(약 892억 원)으로 추산된다. 요미우리, 니혼햄, 요코하마 등 여러 구단이 오키나와에 각각 캠프를 차리면서 집적효과도 커지고 있다.

일본 고베에서 온 야구팬 스즈키 사키 씨(29·여)는 “지난해부터 스프링캠프 때마다 오키나와에 오고 있다. (정규시즌 때보다) 선수들을 가깝게 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가족과 함께 야구장을 찾은 미야자토 유타 씨(32)는 “스프링캠프 때만 되면 오키나와는 축제 현장이 된다. 경기장 시설도 넓고 깨끗한 데다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재미”라고 말했다. 야구가 일상인 야구 강국 일본의 부럽기만 한 현주소였다.

나하=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야구장#셀룰러스타디움#요미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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