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로 시트색 마음대로, 천장 스크린에 입이 딱… ‘개성만점’ 자동차매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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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하남 자동차마케팅 현장

《 마트 돌듯 자동차 매장을 둘러보는 시대. 자동차 마케팅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에 자동차 매장은 문턱이 높았다. 대부분 차를 사기로 마음먹고 준비를 단단히 한 뒤에야 문을 열고 들어가 둘러보곤 했다. 하지만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지난해 9월 문 연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하남 쇼핑센터에 들어선 자동차 매장들이 좋은 예다. 16일 기자가 찾아간 각 매장은 저마다 개성을 반영한 새로운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

16일 스타필드하남 BMW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고 ‘뉴 5시리즈’를 체험하고 있다. 하남=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16일 스타필드하남 BMW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고 ‘뉴 5시리즈’를 체험하고 있다. 하남=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BMW, 가상현실 체험

BMW코리아는 이곳에서 지난달 25일부터 가상현실(VR)을 이용한 차세대 5시리즈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BMW는 21일 새 5시리즈 출시 행사를 열 예정인데 그전에 VR를 통해 고객들이 차를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매장에 마련된 VR 공간에서 직원이 건네주는 VR 기기를 눈에 착용했다. 커다란 군용 고글처럼 생긴 기기를 쓰자 전혀 다른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방금 전까지 기자가 서 있던 BMW 매장은 싱가포르의 광장으로 바뀌었다. 변현석 BMW 프로덕트지니어스(매니저)는 “5시리즈의 VR 체험 배경이 싱가포르로 디자인됐다”고 설명했다. 고개를 돌리자 신형 5시리즈가 바로 앞에 보였다. 실물 크기의 5시리즈에 다가가 전조등, 타이어, 자체 구석구석을 살펴봤다. 고무와 금속의 질감까지 정교하고 생생했다.

손에 든 리모컨으로 운전석 손잡이를 조준하고 잡아당기자 운전석 문이 열렸다.

“운전석에 타 보세요.”

VR 속의 운전석에 앉기 위해 차 안에 들어갈 때 나도 모르게 실제 차에 타는 것처럼 고개를 잔뜩 숙이고 들어갔다. 실제로는 체험공간 한가운데 덩그렇게 놓인 의자에 앉는 과정이었다.

아직 주행 체험까지는 할 수 없었지만 차체 색상, 시트 색상도 마음대로 바꿔가며 차를 살펴볼 수 있었다.

변 프로젝트지니어스는 “매일 50여 명, 주말에는 1000여 명이 매장을 방문하고 VR는 지금까지 80여 분이 체험했다”고 말했다.

BMW의 VR 마케팅은 이번에 한국에서 처음 선보였다. 본사가 있는 독일보다 앞서 한국 매장에 이를 배치했다. 그만큼 한국 시장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 제네시스·아이오닉 등도 개성 만점


같은 층에는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스튜디오도 있다. 이곳은 판매는 하지 않고 순수하게 차량을 전시하고 사양을 설명하고 시승 기회를 제공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제네시스 매장은 평일에 매일 600∼700명, 주말에는 약 7000명씩 방문한다. 플래그십인 EQ900와 G80, G80 스포츠가 전시 중인데 최근에는 G80 스포츠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제네시스는 넉넉한 시승 기회 제공을 특색으로 내세우고 있다. 평일 오전 11시, 오후 1시, 3시, 5시에 시승을 할 수 있다. 주말에는 오전 11시에만 운영한다. 그 대신 시승을 1시간가량 할 수 있다.

김한솔 제네시스 스튜디오 구루(매니저)는 “주변 도로가 넓고 서울 시내와 달리 차도 적어 고속주행, 제로백 테스트, 급제동, 급선회 등 모든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 층 아래는 색다른 현대차 아이오닉 매장이 있다. 아이오닉 매장은 바닥을 제외한 사방 벽과 천장을 모두 스크린으로 꾸며 환상적인 이미지를 자아냈다. 주말에는 하루 약 7000명이 찾는다. 방문객들의 시선은 주로 순수 전기차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에 쏠렸다.

아이오닉 매장 직원은 “젊은층뿐만 아니라 나이 지긋하신 분들도 생애 마지막 차로 전기차를 구입하고 싶어 보러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안성기를 TV 광고모델로 내세운 미니(Mini) 매장도 있다. 앞선 세 매장보다 규모는 다소 작지만 클럽맨, 컨버터블, 5도어 등 3개 차종을 전시 중이고 판매상담도 진행한다. 올해 한국 진출을 예고한 테슬라는 아직 매장 공사 중이었다. 이날 초등학생 또래의 어린아이들도 매장에 들어와 차를 구경하고 뛰어노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용석 BMW코리아 홍보팀 차장은 “고객의 기호 변화에 따라 업체들도 다양한 방식의 마케팅을 고민하고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남=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자동차#하남스타필드#자동차매장#v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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