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연구시설 도쿄 주택가 건립 논란…“큰 지진나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0일 1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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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등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시설이 일본 지방도시 주택가 한가운데 세워지고 있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20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 나가사키(長崎) 현 나가사키 시의 주택가에는 2020년까지 나가사키대의 연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는 일본에서 처음 생기는 생물안전등급(BSL) 4등급 연구시설로 가동되면 에볼라 천연두 등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를 들여와 예방 및 치료법을 연구하게 된다. BSL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따라 바이러스의 위험도를 분류한 것으로 4등급이 가장 높다. 신문에 따르면 전 세계에는 23개국에 52개의 BSL 4등급 시설이 있다.

일본 정부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확산을 방지하고 백신을 개발하려면 연구시설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는 도쿄(東京)에 있는 국립감염증연구소 무라야마 청사에서 BSL 4등급 환자의 진단과 경과 관찰을 담당하고 있으나 여기에는 연구기능이 없다.

대학 측은 “바이러스가 유출되지 않도록 실험실 내부는 외부보다 낮은 기압을 유지하고 환기를 할 때도 이중의 고기능 필터를 사용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구현할 것”이라며 주민들을 설득 중이다. 또 100회 이상의 설명회와 공개강좌를 열며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 일부는 여전히 “자칫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 “큰 지진이 나면 어떻게 하느냐”며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치명적 바이러스가 투여된 실험용 쥐 등이 거리로 나올 경우 자칫 주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설사 안전하게 운영된다고 해도 스트레스 때문에 주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미 주변 26개 자치회에서는 반대 의사를 밝힌 상태다.

정부는 시설 건립을 위한 예산으로 올해 4억 엔(약 41억 원)을 배정했다. 대학 측은 설계를 거쳐 2018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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