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전문가 “리정철 ‘김정남 CCTV’ 찍히지 않았다? 공항 갈 필요 없어…고정간첩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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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2월 20일 1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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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정남/유튜브 캡처
사진=김정남/유튜브 캡처
북한 문제 전문가는 20일 김정남 암살사건 배후 인물로 추정되는 리정철이 공항 CCTV에 찍히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그 사람은 공항에 갈 필요가 없다”면서 “체포 위험이 높기 때문에 절대로 나타날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탈북민 출신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리정철은 노동자 비자로 말레이시아에 지난해 8월에 입국한 걸로 보이는데, 제가 볼 때는 이 사람이 아마 현장에 모든 걸 정찰하고 보고하는 그런 일종의 북한의 고정간첩과 비슷하지 않았나, 이렇게 보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안 소장은 “리정철은 나이가 많지도 않지만 지금 17세 아들, 10세 딸, 40대 와이프까지 온 가족이 말레이시아에 나와 있었다는 것”이라면서 “원래 말레이시아에는 북한 광부들이나 노동자들이 300에서 500명 정도 나와 있는데 그 사람들은 다 집단합숙 생활을 하면서 가족은 단 한 명도 데려오지 않았다. 그러나 리정철은 가족을 다 데려왔고, 중산층이 사는 아파트에 살았고, 승용차도 좋은 걸 굴린다. 이런 걸 보면 리정철이 말레이시아에 나와서 고정적으로 포진하고 이 작전을 완벽하게 준비해 온 사람이 아닌가, 그렇게 본다”고 밝혔다.

이어 “그 사람(리정철)은 공항에 갈 필요가 없다”면서 “공항에 간 사람들은 평양에서 나온 통전부나 정찰총국, 문화교류국, 이런 사람들이 하는 거고 이 사람은 이미 꼬리를 잡히지 않기 위해서 모든 상황을 다 보고한 상태기 때문에 체포 위험이 높아 절대로 (공항에) 나타날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정철이 체포된 것과 관련해선 “제가 볼 때 아마 평양으로 이미 도착했다는 4명의 베테랑 공작원, 이 지휘조가 빠져 나가기 위해서는 여러 명의 희생양이 필요했는데 베트남 아가씨, 인도네시아 아가씨 그 다음에 리정철까지도 아마 철저하게 시간을 끌면서 그 사람들이 빨리 빠져나가는 작전에, 연막작전에 동원됐기 때문”이라면서 “이 사람(리정철)은 체포당하리라 생각도 안 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정보당국이 이미 어느 정도 의심을 해왔기 때문에 방관하다가 체포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안 소장은 김정남 암살이 엘리트 탈북자의 망명을 막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봤다. 그는 “최근에 태영호 공사가 망명해 오지 않았나. 그러니까 거기에서 엄청난 자극을 받고 누군가 하나 시범을 보이겠다, 그래서 누구를 하느냐. 대한민국에 침투해서 태영호 공사(를 암살) 한다는 건 북한으로선 쉽지 않다”면서 “외국에 나가 있는 (사람을 타깃으로 정해) 비교적 루트를 잘 알 수 있는 길목을 지키다가 김정남을 잡음으로써 나머지 엘리트 탈북자들 망명도 막아보자 그런 의도도 있었던 걸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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