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성 공작원 출신 원정화가 김정남의 청부 살해 대가는 선불로만 100만 달러(한화 약 11억 5000만원) 정도라고 주장했다.
원정화는 20일자 중앙일보 인터뷰를 통해 "북한은 거물 암살엔 돈 아까운 줄 모른다"며 이같이 밝혔다.
용의자 중 두 여성의 암살 훈련 여부에 관해선 "안 받으면 못한다. 공항에 수많은 사람이 있는데 순식간에 못 하면 정체가 탄로나 못 죽일 수 있는데"라고 당연히 철저한 훈련을 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암살 수법에 대해선 "스프레이는 아닌 것 같다. 스프레이 뿌리는 여자가 있더라도 독침도 들어갔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정화는 "독침은 여성(공작원)들을 위해 생산한 것. 주사기형, 만년필형, 샤프, 립스틱 형이 있다"며 "나에게도 독침을 고르라고 한 적 있다. 난 주사기 용수철형을 비닐에 밀봉해 파우치에 넣고 다녔다. 침 자체가 바블보다 가늘다. 깊이 안 찌르고 슬쩍 찌른다"고 설명했다.
김정남 피습 사진을 본 원정화는 "목부터 귀 사이에 찔린 거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앉아 있잖나. 급소를 찔려서 순간적으로 독이 와 주저앉은 자세가 된 것"이라고 전했다.
용의자로 검거된 이정철의 역할에 대해선 "총알받이"라며 "핵심 배후 실세들은 이미 현장을 떠나 평양에 들어갔다고 본다"고 얘기 했다.
이어 "현장에서 잡힐 요원들을 정해 놓고 아수라장을 만든 뒤 시간을 번다"며 "일하는 방식으로 봤을 때 내가 속했던 보위는 아니고 정찰총국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 공작원 출신인 원정화는 2001년 탈북자로 위장해 한국에 입국, 군사기밀 탈취·황장엽 암살 등의 지령을 받고 활동하다 2008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거됐다. 당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2013년 만기 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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