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한항공, 최첨단 사단무인기 軍에 공급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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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테크센터 제작현장 가보니

17일 부산 강서구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부산테크센터에서 미군의 A-10 지상폭격기가 정비를 받는 모습. 아래쪽 사진은 민항기인 보잉 787 항공기의 후방동체 구조물(After Body)이 제작되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
17일 부산 강서구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부산테크센터에서 미군의 A-10 지상폭격기가 정비를 받는 모습. 아래쪽 사진은 민항기인 보잉 787 항공기의 후방동체 구조물(After Body)이 제작되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
17일 오후 부산 강서구의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부산테크센터 내 군용기 공장. 군용 정찰기 제작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보통 항공기라면 조종석이 있을 자리에 사람을 대신할 전자부품만 가득 채워져 있었다. 엔지니어가 조심스럽게 부품을 결합하고 있었다.

대한항공이 6월 군에 1호기를 인도할 예정인 국산 ‘사단무인기’(사단급 부대에 배치되는 정찰용 무인항공기)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2년간 사단무인기 128대를 국방부에 일차로 공급한다.

대한항공이 3년간의 기술개발 끝에 올해 양산에 들어간 이 정찰기는 미국의 최첨단 무인정찰기 프레데터와 맞먹는 성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동체 폭 4.2m, 길이 3.4m로 프레데터(폭 14.8m, 길이 8.22m)보다 작다. 동체 두께는 약 30cm다.

무인항공기는 미래 항공산업의 먹거리이자 국방과 긴요하게 얽힌 중요 산업이다. 대한항공은 2004년 근접감시용 무인항공기 개발을 시작으로 2012년에 대형 전략급 무인정찰기 탐색개발사업을 끝냈다. 그리고 2014년 착수한 사업이 바로 이 사단무인기 개발사업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4시간 정찰을 위해서는 사단무인기 4대를 한 세트로 편성하는데 앞으로 2년간 매년 16세트씩 총 32세트를 군에 공급하고, 이후 2세대 사단무인기 개발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산 중인 사단무인기는 옵션, 성능에 따라 1세트 가격이 120억∼150억 원이다. 대당 약 30억∼37억5000만 원인 셈이다. 2015년 말 대한항공은 방위사업청과 2020년까지 4000억 원 규모의 사단무인기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대한항공은 세계 5위권에 드는 무인기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7년 다목적 지상감시용 무인기 KUS-7과 2009년 전술용 무인항공기로 전환이 가능한 KUS-9 개발에 연이어 성공하면서 쌓은 기술력이다. 현재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틸트로터 무인기의 비행 시험을 마치고 함상운용능력을 위한 시스템 개발과 기존 500MD 헬리콥터 무인화사업도 진행 중이다.

사단무인기는 거의 100% 국내 기술로 완성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국이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했지만 만약 한국이 미국의 기술력을 빌려 개발했다면 이를 운용, 판매, 수출하는 데 제약이 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단무인기가 양산되고 있는 부산테크센터는 1976년 세워졌다. 전투기까지 다루는 군 보안시설이라 당시만 해도 인근 지역 주민들은 이 시설의 정체를 잘 몰랐다. 이재춘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사업계획팀장(부장)은 “방산시설이라 당시에는 공장 이름도 밖에 노출시키지 않고 외부 사람들이 무슨 공장이냐고 물어보면 새마을공장이라고 둘러댔다”고 말했다.

총면적 71만 m²의 부산테크센터에는 민항기 부품 제작 공장, 민항기 항공정비(MRO) 공장, 군용기 정비창 및 성능 개량 공장 등이 들어서 있다. 건물 66개 동에서 일하는 기술자와 직원만 해도 2700여 명이다. 이날 민항기 정비 공장에서는 대한항공 여객기 보잉 777기가 정비를 받고 있었다.

인근에 있는 군용 MRO 정비창은 아시아태평양의 군용기 정비창 중에서도 최대 규모다. 군용 전투기, 헬기를 수리하거나 성능을 개량하는 작업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이날 정비창 내에는 미군의 CH-53 해병대 수송헬기, F-16 전투기, A-10 지상폭격기 등도 입고돼 정비를 받고 있었다. 대한항공은 1978년 국군과 미군의 항공기 정비 사업을 시작한 이래 약 4000대의 군용기를 정비해왔다. 이현수 항공우주사업본부 사업관리팀장(부장)은 “주로 한국과 미국의 군용기가 많지만 그 외 국가들의 군용기도 이곳에서 정비를 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부산=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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