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의 꽃, 김민희①] 김민희, 세계를 홀리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20일 06시 57분


배우 김민희. 사진출처|베를린 영화제 영상 캡처
배우 김민희. 사진출처|베를린 영화제 영상 캡처
■ 홍상수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한국배우 첫 베를린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여배우와 기혼 감독의 사랑 이야기
홍감독과 실제 스캔들 연상 화제
‘베니스’ 강수연 ‘칸’ 전도연 이어
‘세계 3대 영화제’ 여왕으로 우뚝

김민희(35)가 한국배우로는 처음으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한국영화와 그 작품을 채우는 배우가 세계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또 하나의 성과다.

김민희는 한국시간으로 19일 새벽(동일기준) 독일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열린 제67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은곰상 부문 중 하나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연기 도전을 거듭해온 김민희는 지난해 ‘아가씨’로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자신을 소개한 데 이어 이번 영화제 여우주연상까지 받으면서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동시에 2007년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밀양’), 2002년과 1987년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각각 신인배우상을 받은 문소리(‘오아시스’)와 여우주연상 강수연(‘씨받이’)에 이어 한국영화사에 새로운 기록을 썼다.

시상식에서 김민희는 “누군가에게는 이 영화가 가슴에 깊은 울림을 줄 것이고, 그래서 저는 자랑스럽다”며 “이 기쁨은 모두 홍상수 감독 덕분이다. 존경하고 사랑한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김민희가 홍상수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2015년 9월 개봉한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로 처음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지난해 1월 재회해 강원도 강릉과 독일 함부르크에서 이번 작품을 촬영했다.

영화는 여배우와 기혼인 영화감독의 사랑과 삶을 그리고 있다. 아내가 있는 감독을 사랑하게 된 여배우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함부르크로 떠나 남자를 그리워하고, 강릉으로 돌아와 사랑을 고민하는 내용이다.

이번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영화는 지난해 6월 ‘불륜 스캔들’에 휘말린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의 실제 상황을 연상케 한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외신도 예외는 아니다. 스크린데일리는 “(극중)감독 캐릭터는 실제 홍 감독과 외적으로 많은 부분이 닮았다”며 “홍 감독은 스스로를 패러디한다”고 평했다.

15일 나란히 베를린으로 출국한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은 16일 오후 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냈다. 스캔들 이후 첫 공식석상이었다. 홍 감독은 영화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느냐는 질문에 “자전적인 영화를 찍으려 하지 않았다”면서도 “모든 감독은 자신의 것을 영화 소재로 사용하고, 나는 많이 활용한다”고 답했다. 이들은 영화제 내내 오른쪽 약지에 같은 디자인의 금색 반지를 낀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모았다.

● 김민희

▲1982년 3월1일생. ▲고교생 잡지모델. ▲1999년 KBS 2TV 청소년 드라마 ‘학교2’로 데뷔. ▲2002년 드라마 ‘순수의 시대’ ▲2004년 ‘형수님은 열아홉’ 등 주연. ▲2006년 드라마 ‘굿바이 솔로’로 주목. ▲2012년 영화 ‘화차’로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2016년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로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디렉터스 컷 어워즈 여자 연기자상.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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