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노벨상 시상 연설로 보는 116년의 현대 과학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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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노벨상을 수여합니다(전 3권)/노벨재단 엮음·이광렬 등 옮김/각 권 600, 580, 672쪽/각 권 2만5000원·바다출판사

과학 분야(물리, 화학, 생리·의학) 노벨상 시상 연설을 모은 책이다. ‘수상자 연설’이 아니니 착오 없길 바란다. 2014년판에 이어 3년 동안의 시상 연설을 추가한 개정판이다.

매년 12월 20일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서 노벨위원회는 수상자 선정 사유와 업적을 알려주는 연설을 한다. 청중이 과학자만 있는 게 아닌 만큼 시상위원회는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비유와 농담을 섞어가며 연설한다.

“마치 두 반구는 결혼한 지 오래된 남편과 아내처럼 보였습니다.”(1981년 대뇌 반구의 기능과 시각정보화 과정에 관한 연구에 생리·의학상을 시상하며)

“그가 제안한 이 작용은 지킬 박사가 하이드로 변하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1997년 새로운 생물학적 감염물질인 프리온을 발견한 공로에 생리·의학상을 시상하며)

116년의 노벨상 과학 분야 시상 연설은 그 자체로 현대 과학사다. 물리학 시상 연설문을 보면 X선을 발견한 공로로 빌헬름 뢴트겐이 첫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후 방사선의 발견, 양자역학의 발전, 힉스 입자의 증명 등 현대 물리학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과학의 급속한 발전이 체감되기도 한다. 1901년 첫 노벨 화학상은 용액의 삼투 현상을 규명한 공로로 네덜란드의 물리화학자 호프가 수상했다. “그의 연구 결과는 돌턴 이후 원자론과 분자론 분야의 이론화학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입니다.…유기체의 생명 작용이 용액 속에서 일어나는 물질대사 과정에 의해 유지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 연구 결과가 인류에게 공헌하는 바는 막대할 것입니다.”(시상 연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당신에게 노벨상을 수여합니다#노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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