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볜FC 박태하 감독, “행복한 축구와 단단한 뒷문으로 생존할 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18일 05시 30분


코멘트
옌볜 박태하 감독이 1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울산현대와의 공식 친선경기에서 선수들을 지휘하고 있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옌볜 박태하 감독이 1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울산현대와의 공식 친선경기에서 선수들을 지휘하고 있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2년 연속 맞이한 슈퍼리그에서의 최우선 과제는 생존
행복한 축구를 통한 자신감과 강한 뒷문을 통한 승점 확보 필수


울산에서 3차 동계전지훈련을 한창 진행 중인 중국 슈퍼리그(1부) 옌볜 푸더의 박태하(49) 감독의 2017시즌 소망은 소박하다. 모두에게 행복감을 안기는 축구다. 조선족이 주축을 이룬 옌볜은 박 감독의 부임 이후 폭풍처럼 달려왔다. 첫 해 갑(甲·2부) 리그에서 슈퍼리그로 승격했고, 지난 시즌 강호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생존에 성공했다.

실로 오랜만에 맞이하는 지난해 슈퍼리그를 앞두고 박 감독은 제자들에게 딱 한 가지를 당부했다. “부담 없이 스스로가 즐거움을 느끼는 플레이를 하자.” 이유는 뚜렷했다. 부담을 최소화하되, 선수 개개인이 기쁘게 축구를 하면 절로 성과가 따를 것이라는 생각이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꼭 어떤 성과를 내야 한다는 큰 부담을 갖고 몸부림을 친다고 해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박 감독의 설명이다. 길고 치열한 시즌을 마치고 지난해 12월 선수단이 다시 모였을 때에도 같은 주문을 했다.

예전에 비해 옌볜 구단의 자금 규모는 큰 폭으로 뛰어 올랐다. 항간에서는 연간 운영비로 약 500억원을 사용한다고 본다. 그러나 지구촌 스타들을 싹쓸이하는 광저우 에버그란데, 상하이 상강, 장쑤 쑤닝 등과 비교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에 불과하다. 옌볜의 한 시즌 운영비는 내로라하는 특급 외국인 선수들을 1~2명 사올 수 있을 뿐이다. 물론 연봉·수당 등은 거의 제외한 수치다.

대신 특유의 짜임새로 무장하려 한다. 옌볜은 작지만 단단하다. 겨우내 강호들과 대등하게 싸우며 내성을 키웠고, 실력을 끌어올렸다. 1월 스페인 무르시아에서 2차 동계훈련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큰 점수차로 무너졌다. 상대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꾸준히 출전하는 명문 클럽이었다. 그런데 서서히 격차가 줄어들었다. 실점도 줄어들었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때가 많아졌다. 자신감을 채웠다.

옌볜은 또 다른 카드를 준비했다. 화력을 강화할 필요도 있지만 수비를 단단하게 만드는 쪽에 포커스를 맞췄다. 상대적인 약자가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당연한 선택이다. 기존 4명이 아닌, 3명의 수비수를 세워 뒷문을 안정시키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실점이 없으면 최소 무승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얘기다.

박 감독은 “지난해나 올해의 처지는 바뀌지 않았다. 상대 입장에서 우린 ‘승점 제물’이다. 호락호락 승리를 빼앗길 필요가 없다. 안정이 최우선이다. 원정에서 위험 장면을 줄이고, 홈에서는 과감한 역습으로 승점을 쌓아야 한다”는 복안을 전했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