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김동환]평창 겨울올림픽 메달 재활용 금속으로 만들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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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국제전략자원연구원장
김동환 국제전략자원연구원장
자원빈국 일본은 일찍부터 ‘도시광산’을 개발해 왔다. 도시광산이란 도시에서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수명이 끝난 전기전자 제품이나 자동차 등의 폐자원에서 재생 가능한 금속 자원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일본의 도시광산은 원료 수집에서부터 금속 회수, 정련, 금속 가공, 부품소재 생산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이 잘 정착되어 있다.

무려 22종의 금속을 추출할 수 있는 폐자원 희소금속 회수 기술을 보유한 기업도 있다. 일본은 도시광산 덕분에 금, 은, 납, 인듐 보유 세계 1위, 구리 보유 세계 2위를 달성하는 등 미국, 러시아, 중국, 호주, 캐나다에 이어 세계 6위의 희소금속 보유국이 됐다.

지금 일본에서는 귀금속 회수 운동이 한창이다. 2020년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수여할 메달을 도시광산을 통해 재활용한 귀금속으로 제작하기 위해서다. 도쿄 올림픽조직위원회는 메달 제작에 금 40kg, 은과 동이 각각 3000kg 정도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 국민들에게 폐휴대전화와 낡은 소형 가전을 기증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메달 제작 비용을 절감하면서 동시에 국민들의 올림픽 열기를 한껏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도시광산 업체 수는 적지 않다. 900여 개에 달하는 도시광산 업체가 존재하는 데다 폐자원에서 금속을 회수할 수 있는 기술 규모도 금속 27종에 이른다. 특히 폐자원에서 금, 은, 백금 등 귀금속을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은 일본에 뒤지지 않을 정도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우리 도시광산 생산량은 국내 전체 금속 수요의 22% 정도에 머물고 있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폐자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적은 것도 그중 하나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휴대전화 연간 교체율이 세계 1위다. 폐휴대전화는 매년 2000만 대가 넘게 나온다. 그럼에도 폐휴대전화 중 대부분은 가정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고, 일부는 해외로 수출되고 나머지 25%만이 수거 후 재활용된다.

우리나라도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만큼, 폐자원에서 회수한 금속으로 올림픽에 필요한 모든 메달을 제작해 보면 어떨까.

이미 2012년 런던 올림픽은 폐자재로 주경기장을 건설해 친환경 올림픽이라는 극찬을 받은 바 있고, 2020년 도쿄 올림픽이 그 뒤를 이으려고 폐자재 메달 제작을 준비 중이다. 그 전에,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메달을 폐자원에서 회수한 금속으로 만든다면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올림픽이라는 홍보 효과를 거두면서 우리 국민들에게도 폐자원 활용의 중요성을 알릴 기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폐자원을 활용해 평창 올림픽 메달을 만드는 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때다.
 
김동환 국제전략자원연구원장
#평창 겨울올림픽 메달 재활용#올림픽 폐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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