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차별없는 사회’ 꿈꾸는 재활학 박사 부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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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나사렛대 민솔희-박종균 씨
“장애인 재활-여행 정보 등 제공… 홈페이지 구축-책 출판 계획”

14일 충남 천안시 나사렛대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재활학 박사학위를 받은 민솔희 씨(왼쪽)와 3년 전 같은 학위를 받은 남편 박종균 씨. 사렛대 제공
14일 충남 천안시 나사렛대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재활학 박사학위를 받은 민솔희 씨(왼쪽)와 3년 전 같은 학위를 받은 남편 박종균 씨. 사렛대 제공
충남 천안의 나사렛대에서 재활학 박사 부부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14일 이 대학 학위수여식에서 재활학 박사학위를 받은 민솔희 씨(42)와 2014년 같은 분야의 박사학위를 받은 남편 박종균 씨(52)다.

민 씨는 2008년 충북 충주시의 생활체육클럽에 운동을 하러 갔다가 휠체어를 타고 자주 운동을 하러 오던 박 씨를 만났다. “대부분의 장애인들이 수동적인데 남편은 그렇지 않았어요. 장애를 딛고 석사학위에 도전하고 있었고 다른 사람의 문제도 해결해 주곤 했죠.”

박 씨는 갱도의 어둠을 떨쳐낸 불굴의 의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1991년 10월 경북 영주의 광산에서 병역 대체로 근무하다 천반(갱도의 천장)이 무너지는 사고로 척수 1급 장애를 입었다.

한동안 방황하다 2002년 산업재해노동자협회에서 브로커들의 농간으로 고통받는 산재 및 교통사고 환자 돕기 활동을 벌이면서 재기에 나섰다. 2005년에는 장애인전국체전 휠체어 테니스 대표 선수로 참가했고 충북도 및 충주시 장애인체육회에서도 일했다.

민 씨는 2009년 결혼한 뒤 2010년 천안시장애인체육회에서 남편과 같이 일하며 재활학 공부를 시작했다. 부부가 같은 주제로 공부하다 보니 일상의 대화가 학문 토론이 됐다. 같이 학교와 외부의 강사로 활동하면서 강의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우기도 했다.

재활학 박사 부부의 꿈은 장애인들이 풍요롭고 차별을 받지 않는 삶을 누리는 것이다. 민 씨는 “남편은 이미 오래전부터 장애인 여행 작가로 활동해 왔다”며 “장애인의 재활과 인권, 여행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가칭 ‘민박집’(민 씨와 박 씨의 집)이라는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같은 이름의 책도 펴내고 싶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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