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포기 59만명… 고용대책은 책상머리 짜깁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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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구직 단념자 사상최대
공무원 시간선택제 등 주요 과제… 부처 담당자 “포함됐는지 몰랐다”
정부, 효과 분석도 없이 16일 확정

정부가 올해 주요 일자리 과제를 선정하면서 기업 등 일자리 현장과 협의하기는커녕 부처 내부에서조차 제대로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부총리가 주재하는 회의 안건으로 확정된 정책인데도 정작 담당자는 모르고 있고, 실무 부처는 “확대 실시가 어렵다”고 판단한 정책이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주요 과제로 포함된 것이다. 일자리 정책을 두고 곳곳에서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정부의 일자리 대책이 ‘보여주기’식으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5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16일 열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올해 주요 일자리 과제 20여 개를 최종 확정 공개한다. △연구개발특구 육성 △에너지신산업 육성 △특성화고 산업현장 중심 교육 강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확산 △시간선택제를 통한 국가공무원 잡 셰어링 활성화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정책 결정의 핵심인 ‘일자리 책임관’이 부처 내부에서조차 겉돌면서 불협화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인사혁신처의 ‘시간선택제 공무원 잡 셰어링 활성화’가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인사혁신처의 일자리 책임관 역할을 맡는 인재채용국에서 선정했다. 하지만 정작 시간선택제 정책을 담당하는 인사혁신국 관계자는 “주요 일자리 과제로 제출됐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가족이나 전문 간병인 없이 간호사가 입원 환자를 간병해주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는 보건복지부가 “당장 확대 실시는 불가능하다”고 밝힌 사업이다. 이창준 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이미 2020년 이후 전면 확대하겠다고 결정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해당 과제의 일자리 창출 효과에 대한 분석은 아예 손도 대지 않았다. 송진혁 기재부 인력정책과장은 “일단 과제를 선정하고 효과는 이후에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취업할 생각과 능력이 있는데도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구직 단념자’는 지난달 58만9000명으로 사상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책상머리#구직포기#고용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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