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파울 KGC 김철욱 200만원 벌금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16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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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 김철욱. 사진제공|KBL
KGC 김철욱. 사진제공|KBL
팀의 2경기 출전정지 징계만도 못해
KBL“비신사적 행위 엄중제재” 말뿐

남자프로농구를 관장하는 KBL은 15일, 하루 전 열렸던 재정위위원회 결과를 발표했다. 재정위는 “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KGC전 종료 후 비디오판독을 통해 KGC 김철욱(25)이 속공에 가담하는 삼성 임동섭(27)의 발을 고의로 걸어 넘어뜨리려 한 행동에 대해 2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김철욱은 경기 후 임동섭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 사과했고, 팀의 자체징계를 통해 2경기를 쉬었다. 그 뒤 14일 동부와의 홈경기 때 다시 코트를 밟았다. 표면상으로 큰 문제는 없어 보인지만, KBL의 재정위 결과 발표 시점과 징계 수위에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 위험천만한 김철욱의 행동

김철욱은 8일 삼성전 도중 속공에 가담하려는 임동섭의 발을 뒤에서 걸었다. 영문을 몰랐던 임동섭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넘어져 큰 부상을 당할 수도 있었지만 임동섭은 균형을 잃지 않았고, 경기는 계속 진행됐다. 볼이 없는 지역에서 벌어진 일이라 심판들은 제대로 인지하기 어려웠다. 경기 종료 후 비디오판독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KGC 김승기 감독도 9일 삼성 이상민 감독에게 따로 연락해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상대 선수에게 부상을 입힐 수도 있었던 행동이었고, 볼과 상관없는 지역에서 의도적으로 발을 걸었다는 점에서 강력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 팀이 먼저 인지한 징계 내용

KBL은 14일 재정위를 열어 김철욱에 대한 징계를 심의했다. 이날 오후 7시에는 KGC-동부전이 예정돼 있었다. 재정위 결과에 따라선 김철욱의 출전 여부가 달라질 수 있었다. 재정위는 경기 시작 전에 종료됐지만,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그런데 KGC에서 징계 내용을 먼저 알았다. ‘경기출전정지는 없다’였다. 김철욱은 동부전에 출전해 15분53초간 뛰며 팀의 87-74 승리에 일조했다.

KBL 재정위 결과는 해당 팀에 공문을 통해 알려주도록 돼 있다. KBL에 확인한 결과, 김철욱의 징계를 다룬 재정위 결과 공문은 15일 오전 발송됐다. 징계가 강하고, 약하고를 떠나 절차가 바뀌었다.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했다면 재정위가 끝난 직후 발표하고, 팀에 공문을 보내는 게 맞았다.

● 벌금을 많이 부과하면 중징계?

KBL 재정위는 이번 건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심각성을 인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벌금만 2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200만원은 올 시즌 재정위가 선수 1명에게 부과한 최고 제재금이다.

KBL 재정위 결과가 발표되자 팬들은 다시 들끓기 시작했다. 절대로 용납되어선 안 되는 행동을 한 한 선수에게 제재금만 부과하는 것은 ‘돈으로 때울 수 있다’라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비판이 다수였다. 신인이고, 처음으로 잘못을 저질렀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하지만 납득할 수준의 징계는 아니었다. KGC도 자체적으로 2경기 출전정지를 내렸던 만큼, KBL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KBL은 8일에도 KGC 이정현과 동부 김주성의 징계를 심의한 재정위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KBL은 “시즌 막바지에 각 구단의 치열한 순위경쟁과 더불어 과열되는 선수들의 플레이로 인해 부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향후 선수의 부상 위험이 있는 고의적이고 비신사적인 행위에 대해 엄중히 제재할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김철욱의 고의적인 다리 걸기는 이 같은 KBL의 발표가 이뤄진 당일 오후 경기에서였다. ‘엄중히 제재할 방침’이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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