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오키나와] 한국의 2세대 국민우익수, 2명은 어떨까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16일 05시 30분


WBC대표팀 민병헌-손아섭(오른쪽). 오키나와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WBC대표팀 민병헌-손아섭(오른쪽). 오키나와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이진영(37·kt)은 한국야구대표팀의 1세대 ‘국민 우익수’로 통한다. 그는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일본전에서 니시오카 쓰요시(한신)의 우중간 타구를 다이빙캐치하며 2사 만루 위기를 막은 덕분에 얻은 ‘훈장’이다. 이제는 이진영의 뒤를 이을 차세대 국민 우익수가 등장할 시기가 됐다. 이 자리를 이어받을 유력한 후보는 민병헌(30·두산)과 손아섭(39·롯데)이다. 15일 제4회 WBC 대표팀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 우루마 구시카와구장에서 만난 이들은 쉴 새 없이 배트를 휘두르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민병헌과 손아섭 둘 다 펀치력을 겸비한 정확한 타격, 빠른 발, 강한 어깨를 앞세운 수비력을 고루 갖춘 자원이다. 소속팀에서는 부동의 주전 우익수다. 이번 제4회 WBC에선 둘이 주전 우익수 경쟁구도를 형성한 모양새다. 민병헌은 우타자, 손아섭은 좌타자라 플래툰시스템(상대 투수의 유형에 따라 번갈아 출전하는 것)을 적용할 수도 있다. 2018자카르타아시안게임, 2019프리미어12, 2020도쿄올림픽, 2021WBC까지 매년 ‘A대표팀’이 나서는 국제대회가 열릴 예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명의 국민 우익수를 보유한다는 것은 장기적으로도 행복한 고민이다.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중장거리형 타자 또는 찬스메이커를 2번에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자라면 민병헌과 손아섭 둘 다 최적의 자원이다. 2루수 자원인 서건창과 오재원, 우익수 자원인 민병헌과 손아섭 중 한 명이 2번타자로 나서는 셈이다. 경쟁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 선발명단이 달라질 수 있어 ‘주전’이라는 타이틀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김 감독도 “야수들은 모두 연습경기에 나간다”고 경쟁을 예고했다.

민병헌은 특타(특별타격훈련) 단골손님이다. 훈련 첫날인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 연속 특타에 참가했다. 원 없이 실컷 배트를 휘두른 뒤에도 “더 치고 싶었다”며 볼멘소리를 할 정도로 연습벌레다. 15일 훈련이 끝난 뒤 동료들에게 “(연습에) 미쳤다”는 말까지 들었을 정도. 민병헌은 “주전경쟁보다는 대표팀의 승리가 우선이다”며 “상대 투수와 경기 당일 컨디션도 고려해야 하지 않겠나. 연습경기를 통해 윤곽이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손아섭은 “코치님의 조언을 통해 내 것을 찾아가고 있다. 지금은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면서 조언을 구할 시기다”며 “당장 경쟁은 생각하지 않는다. 감독님의 선택이다. 나는 선발이든 대타든 관계없이 주어진 상황에서 100%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키나와(일본)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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