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피플] 김보경 “뜨거운 초심…올 시즌 클래식 평정”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16일 05시 45분


전북현대에서 2번째 시즌을 맞이한 김보경은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불발의 아쉬움을 털고 K리그 클래식(1부리그) 평정을 다짐하고 있다. 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전북현대에서 2번째 시즌을 맞이한 김보경은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불발의 아쉬움을 털고 K리그 클래식(1부리그) 평정을 다짐하고 있다. 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전북 입단 2년차,식지않는 동기부여

전북 유니폼 입을때 ACL·클래식 우승 다짐
2017 ACL 불발 아쉬움 접고 새 동료와 호흡
빌드업 강화 새 틀, 안정된 전력 예감이 좋다


적응은 끝났다. 시행착오도 없다. 자신이 밟고 있는 무대가 어떤 곳인지 확실히 깨달았다.

전북현대 김보경(28)이 새로운 목표를 향해 뛴다. 해외에서 국내로 유턴하며 마음에 새긴 2번째 타이틀이다. 잠시 미뤄둔 K리그 클래식(1부리그) 평정이다.

14일 전북 완주군의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김보경의 표정은 밝았다.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불발의 아쉬움도 싹 지웠다. 일본과 잉글랜드를 거쳐 지난해 K리그에 데뷔한 그는 “우승할 수밖에 없었던 분위기”라며 전북이 통산 2번째로 아시아 클럽 왕좌에 등극했던 지난해를 돌아봤다.

‘K리그 2년차’가 된 올 시즌은 어떨까.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동기부여가 사라진 것은 더욱 아니다. “전북 유니폼을 입을 때 2가지 목표를 세웠다. AFC 챔피언스리그와 클래식 우승이다. 첫 단추는 이미 잘 꿰었고, 다음 스텝을 밟으면 된다. 팀이 잘 만들어지고 있다. 철저히 승점을 관리하고, 개인적인 부분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전북 김보경.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김보경.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업그레이드

김보경은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을 포함해 모두 43경기를 뛰었다. 시간으로 환산하면 3617분이다. 그러면서 7골·8도움을 올렸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한 가지가 있다. 클래식 기록이다. 29경기에 출전해 4골·7도움을 기록했다. 공격 포인트의 8할 이상을 클래식에서 뽑았다. FA컵까지 포함해 오롯이 국내무대에만 집중할 새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근거다.

“득점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솔직히 작년은 내 스스로 만족스럽지 않았다. 상대를 더 괴롭히고 압도할 수 있어야 했다. 이제 정착도 끝났고, K리그 분위기도 확실히 익혔기 때문에 올 시즌은 무난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전북을 떠난다는 생각은 당연히 해본 적이 없다. 언젠가 기회가 닿으면 다시 유럽무대에 도전하겠다는 꿈을 포기하진 않았지만, 아직 이루지 못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꽤 오랜 프로경력에 비해 우승을 경험해본 것은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가 처음이었다. ‘우승의 맛’이 어떤지, 또 내로라하는 실력을 갖춘 동료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새삼 느꼈다. 지금의 전북은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국가대표팀에 가장 많은 선수들을 내주는 팀이다. 태극마크를 달지 않고도 ‘국가대표’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적어도 올해는 (이적) 타이밍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딱히 고려하지도 않았다.”

전북 김보경. 사진제공|전북현대
전북 김보경. 사진제공|전북현대

● 변수&변화

그래도 변수가 전혀 없진 않다. 새로운 틀에 맞춰야 한다. 예년보다 폭은 적었어도, 전북 선수단에도 변화가 있었다. 수비진을 중심으로 몇몇 좋은 옵션들이 추가된 만큼, 전술·전략을 부지런히 익혀야 한다. 중동으로 떠난 레오나르도(31)와 부상 재활로 전반기를 뛸 수 없는 로페즈(27) 등 브라질 출신 특급 날개들의 공백도 메워야 한다. 포메이션 변화도 염두에 두게 됐다. 지난달 전북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3주간 전훈련을 했다. 여기서 최강희(58) 감독이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 역시 새로운 컬러를 입히며 가능성을 엿보는 일이었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 김보경의 임무도 자연스레 늘어났다.

“(김)진수(25)와 (이)용(31)이 합류하면서 측면에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 우리가 가장 부족했던 부분이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의 빌드업이었다. 또 외국인 공격수의 개인 능력으로 측면을 파괴했는데, 운영방식을 바꿔야 한다. 결국 조직이다.”

지난해 12월 클럽월드컵에서 해답을 얻었다. 리드미컬한 움직임과 패스로 공간을 빠르게 장악하고, 득점 찬스까지 이어가는 모습이 평소보다 많았다. 선 굵은 플레이가 적다보니 ‘전북답지 않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그러나 전북 벤치는 클럽월드컵부터 새 시즌을 구상했다. 김보경은 “새로운 동료들과의 호흡이 어색하지 않다. 혼란스럽지도 않다. 시간이 흐를수록 빠르게 맞춰지고 있다. 주중부터 주말까지 쉴 틈 없이 경기에 쫓기고 시달리던 작년을 생각하면 올해는 확실히 안정된 전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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