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 번호라고 해서 011 번호 를 만들었어요. 몇 년 후 사라진다니 섭섭합니다. 영업을 하며 수많은 사람에게 이 번호가 담긴 명함을 뿌렸거든요. 인생의 추억이죠”
물류회사 영업 업무를 했던 서울 여의도의 A 차장
#. “회사가 2G 사업을 종료했을 때 한 섬에 거주하는 할머니를 찾았죠. 016 번호를 010 번호로 바꾸시라고 하니 원래 번호가 편하다고 거부하셨어요. 할머니를 설득하느라 진땀을 뺐습니다”
KT B과장
#. 이처럼 우리 주변에는 2G를 사용해 신규 가입이 불가능한 01X 번호를 쓰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14일 미래부는 “01X 번호 가입자 수가 최초로 100만 명 이하로 줄었다”고 밝혔는데요. #. 지난해 말 이들의 수는 92만8000명 이동통신 가입자(약 6130만 명)의 1.5%죠. 1년 전 약 123만 명 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 달에 2만5000명 씩 줄어드는 셈이죠.
2G 사업을 종료한 KT는 01X 가입자가 없고 SK텔레콤(77만8000명), LG유플러스(15만 명)이 남았죠.
#. (표) 01X 번호 이용자 유형 구분 사생활 보호형 스마트폰 불신으로 2G 피처폰을 쓰며 기존 번호를 고수
추억 간직형 추억이 남은 번호거나 예전 번호를 아는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림
알박기형 강제로 번호를 바꿔야 할 시기가 올 때 보상을 노림
귀차니즘형 새 번호를 쓰기 귀찮음
알뜰족형 데이터 사용이 적어 저렴한 2G 요금제를 유지 #. 2G 이동통신용 주파수 사용 기한(잠정)은 2021년 6월 30일까지. 이후 약 3년간의 한시적 번호이동 및 연결 서비스 기간을 감안해도 2024년부터는 01× 번호를 쓸 수 없죠.
#. “10년 만에 옛 거래처 사람이 연락을 해서 아직도 011 번호를 쓰냐고 하더군요. 고객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 같고 과거의 내가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A 차장
#. 통신사들은 “가입자가 적고 기술적으로 낙후된 2G 서비스의 유지비가 비싸다 ”고 합니다. 하지만 추억을 아쉬워하는 고객 마음도 헤아려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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